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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배합·코스로 타이밍 뺏는 훌륭한 투구 日 전훈때 확인 … 이젠 진짜투수 됐다”
박찬호(37)가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에 안착했다. 연봉이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받았던 계약금 수준인 120만 달러(옵션 30만 달러)로 낮아졌지만 그는 양키스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더 중시했다.박찬호의 이러한 행보에 두산 김경문 감독은 “현명한 선택”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끈끈한 정을 이어오고 있는 공주고 선·후배다. 박찬호도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을 두고 이적 팀을 고민할 때 김 감독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자문을 구하는가 하면, 최종결정을 앞두고는 하와이 한화 캠프에서 두산의 전지훈련지였던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해 심도깊은 얘기를 주고받는 등 김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스스로 잘 해온 선수고 내가 따로 해줄 말이 없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박찬호의 양키스행에 대해서는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상징적인 팀이다. 양키스에게도, 찬호에게도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감독은 또한 양키스에서 박찬호의 선전도 확신했다. 비록 일주일이었지만 캠프에서 달라진 그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예전에는 빠른 직구와 각도 큰 커브에 의존하던 스타일이었다면 볼 배합과 코스(로케이션)로 타자 타이밍을 빼앗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 김 감독은 “찬호야말로 힘으로 승부하던 투수였는데 이번 전훈 때 보니 스피드보다 (스트라이크)존 어디에 볼을 던져야 타자들이 치지 못하는지를 고민하더라. 후배 투수들에게도 강조했던 부분이 바로 로케이션이었다. 투수로서 한층 성숙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피드건으로는 야구에 대한 내 열정을 잴 수 없다”는 명언을 남긴 전 뉴욕 메츠 선수 톰 글래빈은 140km대 초반의 볼로 메이저리그 300승을 달성했다.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뛰어난 제구력으로 대투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박찬호도 선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중간계투로서 마운드 위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펼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김 감독은 그런 후배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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