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에게 바치는 1호 홈런.’ 롯데 이대호가 9일 삼성과의 대구 시범경기에서 4회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필드를 돌고 있다.
지난해 전 경기(133게임)에 출장해 타율 0.293, 28홈런, 100타점을 올렸음에도 구단의 최초 제시안은 삭감이었기 때문.
결국 지난해보다 3000만원 오른 3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지만 연봉협상 과정에서 “도대체 뭘 얼마나 해야 하나”라며 잔뜩 뿔이 난 표정을 지었다.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삼성전.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대호는 0-3으로 뒤진 4회 1사 후 우측 폴 안쪽으로 살짝 떨어지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삼성 5선발 후보 구자운의 바깥쪽으로 꽉 차게 날아든 시속 137km짜리 직구를 밀어쳐 비거리 105m의 홈런을 만들어냈다.
한화와의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날은 2회 첫 타석에서 좌전안타로 타격감을 고른 뒤 두 번째 타석에서 짜릿한 손맛을 경험했다.
두산, 삼성, LG 등과 달리 지난 겨울 롯데는 전력보강을 못했다. 오히려 이대호의 1루 전업으로 내야의 좌우 코너수비에 대한 불안감이 드리워지고 있는 형편.
그러나 방망이만큼은 8개 구단 중 최강으로 손색없다. 그 중심에 이대호가 버티고 있다. 비록 지난 연봉협상 때 마음이 상한 이대호지만 올해 ‘3할-30홈런-100타점’ 이상의 활약만 펼쳐준다면 롯데의 3년 연속 가을잔치 참가, 나아가 11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도 노려볼 만하지 않을까.
대구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