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국스포츠 리더십 대해부] 웃겨라…연아의 굳은마음 유머로 녹여라

입력 2010-03-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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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 코치. 스포츠동아DB

오서 코치. 스포츠동아DB

오서의 ‘스마일 리더십’

웃음 커지자 감정표현 풍부…밴쿠버 金


브라이언 오서 코치(사진)는 김연아(20·고려대)가 ‘피겨퀸’으로 등극하기까지 그녀의 뒤를 든든히 받쳐준 조력자였다. 김연아가 점프를 하면 자신도 점프를 하고, 직선스텝 연기를 시작하면 안무를 따라하는 ‘국민 오서방’. 오서 코치의 묵묵함은 김연아의 마음을 움직였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질책보다는 독려로 감싸는 선생님의 마음씀씀이에 둘 사이엔 일체감이 생겼다.

오서 코치가 김연아를 만난 건 2006년이다. 김연아의 연기를 조용히 지켜보던 오서 코치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은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김연아를 웃게 만들자!”

피겨스케이팅은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종목이다. 그러나 오서 코치는 기술적인 요소보다는 김연아의 마음을 우선으로 꼽았다.

오서 코치를 만나기 전까지 김연아는 무뚝뚝한 소녀였다. 어릴 때부터 소화해야 했던 혹독한 훈련은 그녀의 성격을 딱딱하게 만들었다. ‘딱딱함’은 연기로 직결됐다. 기술은 나무랄 데 없었지만 얼음 위에서 여유가 없었고 표정도 굳어있었다.



오서 코치와 윌슨은 틈만 나면 김연아를 웃기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 훈련장에서 김연아의 웃음소리가 커질수록 그녀의 표현력은 놀라울 정도로 풍부해졌다. 그렇게 보낸 3년. 김연아는 완벽한 기술을 구사하면서도 감정 표현이 풍부한 세계챔피언으로 거듭났다.

김연아는 오서 코치에 대해 “올림픽에 나가본 경험이 있고,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내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줬다”며 고마워했다.

오서 코치는 올림픽 직후 김연아가 기술적으로 더 발전하기 바랐다. 처음으로 그녀에게 트리플악셀이라는 도전과제를 안기기도 했다. 때론 부드럽고 때론 강하게 김연아를 이끌고 있는 오서 코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그의 리더십이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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