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그랜드슬램…예감이 좋다” 넥센 강귀태(맨 오른쪽)가 28일 사직 롯데전 7회 무사 만루에서 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뜨린 뒤 홈에서 송지만과 하이파이브하며 자축하고 있다. 사직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홈팬들의 열광적 응원 속에 내심 연승을 바라던 롯데는 충격의 2연패로 좌절했고, 넥센 ‘공격형 포수’강귀태(31)는 자이언츠에 뼈아픈 홈런 두방을 안기며 ‘반란의 주인공’이 됐다.
강귀태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 7회 공격 때 6-2로 앞선 무사 만루에서 타석에 등장, 신인 박시영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시즌 1호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2002년 데뷔 이후 처음 맛본 생애 첫 만루홈런의 짜릿함이었다.
하루 전 개막전에서 1-0으로 앞선 2회 2사 1루에서 롯데가 야심차게 내세운 1선발 사도스키의 싱커를 받아쳐 2점 아치를 뿜은데 이은 이틀 연속 홈런포. 이틀간 8타수 4안타, 타율 5할의 맹타를 기록한 그는 홈런으로만 6타점을 뽑는 발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넥센은 이틀간 사직경기에서 김민우의 시즌 1호 홈런포, 922일만에 화끈 신고식을 한 유한준의 2점포, 시즌 1호인 김일경의 연타석 홈런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진 6개의 홈런 폭죽을 터뜨렸는데 그 중 결정적인 2개가 강귀태의 몫이었다.
강귀태는 2002년 데뷔 때부터 공격형 포수로 각광을 받았다. 김동수 플레잉코치로부터 안방을 물려받아 주전을 굳힌 2008시즌 이후도 마찬가지.
그러나 ‘포수의 덕목은 공격보다는 수비’라는 코칭스태프의 인식에 따라 올 시즌은 공격보다는 투수의 조력자로서 힘을 보태기로 다짐을 한 상태. 지난해 팀 방어율이 좋지 않았던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방망이보다 미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이 되레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 셈.
강귀태는 “처음 상대하는 투수라 우선 첫 볼은 흘려보냈는데 첫 볼을 몸쪽으로 던지길래 2구째도 몸쪽으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잘 맞아떨어졌다”며 생애 첫 만루홈런 상황을 되새겼다.
금민철과 강윤구, 경험이 적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개막 2연전을 모두 선발승으로 이끌어낸 그는 “어린 투수들에게 더 자신감을 갖고 부담없이 던지라고 조언한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좋은 공격을 보였지만 리드가 좋은 포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곁들이면서….
그는“전문가들이 다 우리팀을 하위권으로 뽑고 있지만, 우리는 주장 (이)숭용이 형을 비롯해 (송)지만이 형 등을 중심으로 어느 팀보다 분위기가 좋다. 강팀을 만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