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S존…심판도 헷갈린다

입력 2010-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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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된 스트라이크존 경험해보니…감독·타자·심판 반응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화두는 ‘스트라이크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타고투저를 완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스트라이크존을 타자 몸쪽과 바깥쪽으로 공 반개씩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개막 2연전을 치른 감독과 선수들의 확대된 스트라이크존 체감도는 확실히 높았다.

“경기를 더 치러봐야 한다”며 성급한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새로운 룰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심판들 역시 “바뀐 존에 적응해 나가는 단계”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감독들의 시선… “판정에 일관성 없다” 사령탑 이구동성

두산 김경문 감독은 “넓어지긴 했는데 정규시즌이어서 그런지 몸쪽을 시범경기보다는 덜 잡아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도 “시범경기와 마찬가지이긴 한데 심판들이 몸쪽보다는 바깥쪽을 잘 잡아줬다. 몸쪽 볼을 후하게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면 타자들이 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KIA 조범현 감독과 한화 한대화 감독은 “아직 판정이 일관성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4∼5경기를 치르면 나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캠프 때 존 변경에 대해서 전달은 받았지만 왜 KBO사무실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야구규칙으로는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공이 스트라이크다. 존 좌우 폭을 넓히려면 차라리 더 큰 플레이트를 갖다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타자들의 시선… 최희섭 “몇경기 더 치러야 바뀐룰 적응”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누구보다 체감하는 건 타자들이다. KIA 최희섭은 “확실히 후하게 잡아주는 것 같다. 양쪽 폭이 늘어나서 그런지 아래위로도 넓어졌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차피 바뀐 룰에 적응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몇 경기를 더 치르면 타자들이나 투수들, 심판들도 일정한 기준이 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KIA 이현곤도 “8개 구단 똑같은 상황이다. 개막전에서 두산 타자들은 잘 쳤다. 핑계를 댈 이유가 없다”고 개의치 않았다. SK 박경완은 “아무래도 (존이)넓어지다 보니 공격적으로 나오게 된다”며 존 확대의 장점을 꼽기도 했다.


○심판들의 시선… 문승훈심판 “솔직히 혼란 느낄 때 있다”

혼란스러운 것은 심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규시즌을 단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고 존 적응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판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잠실 두산-KIA전 구심으로 나선 문승훈 심판은 “정규시즌이고 에이스급 투수들은 제구력이 좋기 때문에 판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몸쪽뿐만 아니라 높은 볼까지 애매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는 게 문 심판의 솔직한 고백.

문 심판은 “아무래도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겠나. 정규시즌을 몇 경기 더 치르면 심판들 역시 자기들만의 존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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