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여자프로축구 서울시청 대 충남일화 경기가 2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서울시청 박은선이 후반 동점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부천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서울시청, 충남일화와 1대1
“야, 저 큰 선수 좀 봐!” “저기에 딱 버티고 있으니 듬직한데….”오랜 방황을 끝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특급’ 박은선(24·서울시청)을 향한 모든 이의 공통된 시선이었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듯 박은선은 2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충남일화와의 2010 WK리그 2라운드에서 0-1로 뒤진 후반 40분 아크 왼쪽에서 절묘한 오른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작렬했다. 6명이 나란히 선 수비벽을 피해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한 방에 상대 골키퍼 윤사랑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지난 주말 ‘강호’ 현대제철과 리그 개막전에서 2-1 승리를 챙겼던 서울시청은 이로써 1승1무가 됐고, 수원시시설관리공단과 비긴 충남일화는 다잡은 대어를 놓치며 2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전체적인 페이스는 정세화-문슬아 콤비가 주도한 서울시청이 쥐고 있었다. 여기에 서정호 감독의 선택에 따라 중앙 수비수로 변신한 박은선까지 버티고 있어 충남일화는 ‘선 수비-후 역습’ 전략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첫 골은 충남일화의 몫이었다. 전반 초반부터 몇 차례 위협적인 돌파를 시도하며 빈틈을 노렸던 충남일화는 후반 15분 한송이가 상대 수비를 뚫고 아크 지역에서 오른발 슛으로 선취 골을 뽑아낸 것.
리드를 빼앗긴 서울시청의 선택은 박은선을 최전방으로 끌어올리는 것. 후반 중반까지 중앙 수비로 나섰던 박은선은 전반 18분 하프라인에서 20여m를 드리블한 뒤 골대를 맞히는 중거리 슛을 시도한데 이어 27분과 34분에도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을 날리며 특유의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공격수로 전환한지 불과 몇 분새 이뤄진 성공적인 복귀 골의 감격. 여전히 ‘공격 감각’이 살아있음을 알린 박은선은 “부족한 선수를 믿고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영전에 우승컵을 바칠 수 있도록, 이젠 내가 아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 감독도 “후반기에 접어들면 본 모습을 되찾을 것 같다. 체력이 되면 후반기에 공격수로 기용하겠다”는 향후 복안을 밝혔다.
고양에서는 수원FMC와 부산상무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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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