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3차전] 추승균 19점 … KCC 구했다

입력 2010-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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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동아DB

모비스전 맹활약…2패뒤 첫승
“12년전 처럼…대역전 우승 Go”

“당연히 힘들죠. 제 나이가 서른일곱인데…. 초콜릿 좀 먹겠습니다.”

이틀 연속 경기. 강행군이었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추승균(36·전주KCC)은 초코바부터 입에 넣었다. 승리의 달콤한 기운이 온 몸 가득 퍼지는 순간이었다.

추승균은 프로농구 사상 가장 많은 챔피언반지(4개)를 보유한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역대 최고령(35세)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도 안았다. 오랫동안 그를 따라다니던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은 무색해졌다. 선수생활의 말년, 이제 그는 당당한 주역이기 때문이다. 부산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MVP도 그의 차지였다.

2009∼2010KCC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 2차전까지 KCC는 2연패로 몰려있었다. KBL역사상 챔프전에서 2연패를 당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적은 단 한번 뿐. KCC의 전신인 대전 현대(1997∼1998시즌)가 그 주인공이었다. 당시 추승균은 신인선수로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1997∼1998챔피언결정전은 MVP가 준우승 팀에서 나온 유일한 사례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당시 부산 기아 소속으로 MVP를 받았던 허재는 현재 KCC의 감독으로 추승균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4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 12년 전의 데자뷰를 노리는 추승균의 공수에 걸친 활약에 힘입어 KCC가 모비스를 89-78로 꺾고 기사회생했다. 경기초반부터 추승균의 매치업 상대는 버거워보였다. 함지훈(모비스)의 신장은 추승균보다 8cm가 더 컸고, 나이는 열 살이 어렸다. 하지만 추승균은 동료들과의 협력수비로 악착같이 함지훈의 포스트업을 저지했다. 함지훈이 공을 질질 끌자 약속된 공격을 하는 모비스의 코트 밸런스는 무너졌다. 함지훈에게서 나오는 공은 예리함이 없는 ‘죽은 공’이었고, 모비스의 공격력도 덩달아 죽었다. 1차전(26점)과 2차전(25점)에서 맹활약한 함지훈은 결국 10점에 그쳤다.

1·2쿼터 수비에 신경을 썼던 추승균(19점)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쿼터부터 득점 본능을 발휘했다. KCC가 36-39로 뒤진 3쿼터 1분26초. 추승균은 동점 3점포를 링에 꽂은 뒤, 함지훈의 파울까지 얻어내 4점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40-39로 역전. KCC는 3쿼터에서만 13점을 기록한 추승균의 활약에 힘입어 3쿼터를 67-59로 마감했고, 끝까지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추승균은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2연패 뒤에도 우리가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 4차전은 7일 전주에서 열린다.

전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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