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에게 4일 대전 한화전은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처음 선발등판한 경기. 더욱이 상대 선발은 ‘괴물’ 류현진. 장원삼은 이를 악물고 힘차게 볼을 뿌렸다.
선동열감독 “이적후 첫 선발 기대 이상”
‘장원삼(27)은 역시 삼성의 보물!’
삼성은 4일 대전 한화전에서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두 가지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하나는 대한민국의 에이스나 다름없는 한화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게임을 잡아내면서 분위기 상승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좌완 장원삼의 가치를 눈으로 확인한 점이다. 류현진에게 7이닝 6안타 1득점으로 절절 맸지만 장원삼이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대등하게 싸워준 덕에 종반 한점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상대가 상대인지라 이날 원정 라커룸에서 등판을 준비하는 동안 장원삼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어차피 붙을 건데 좀 당겨 붙는 걸로 생각한다”며 짐짓 태연한 척하면서도 곁에 있던 포수 현재윤(31)에게는 “형, 기도 좀 해주세요”라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날 게임은 지난해 12월 넥센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뒤 치르는 정규시즌 첫 선발등판 경기(앞서 한차례의 구원등판만 있었다). 장원삼은 곧이어 “최진행(한화 4번타자)한테도 오키나와 연습경기 때 한방(홈런) 쾅 맞았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막상 게임에 들어가자 장원삼은 주눅 들지 않고 최고 구속 145km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요령있게 섞어 던지며 전날 12안타 2홈런 11득점으로 폭발했던 한화 타선을 숨죽이게 했다. 2008년 전병호의 은퇴 이후로 선발 로테이션에 쓸만한 좌완을 보태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선동열 감독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풀어주는 투구였다. 윤성환∼나이트∼크루세타∼배영수 등 우완 일색인 삼성 선발 로테이션의 약점을 녹여버리기에도 충분했다.
“장원삼은 첫 선발이라 걱정했는데 6회까지 잘 던졌다”는 선 감독의 칭찬은 당연한 반응. 장원삼도 “1회에는 긴장했는데 직구와 커브가 잘 들어가면서 풀렸다”며 “조금씩 더 좋은 피칭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