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의 선택은 너무 의외였다.
일주일 전 발목 부상으로 인해 3주 진단이 내려졌던 웨인 루니가 선발로 나선 점에서 한 번, 큰 무대 경험이 적은 신예 대런 깁슨과 라파엘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있다는 것에서 두 번, 그리고 큰 경기에 단골로 선발 출전했던 박지성이 출전 선수 명단에 없다는 것 등 3번이나 놀랐다.
지난 주말 첼시와의 경기에서 패한 후,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경기에서 퍼거슨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영국 기자들의 시각을 엿봤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의 제임스 롭슨 기자와 토크스포츠의 도미네크 맥귀네스는 같은 의견을 냈다. 지난 주 열린 두 경기(뮌헨 1차전, 첼시)에서 박지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지성은 지난 달 AC밀란 전과 리버풀 전에서 연속 골을 터트리며 최상의 활약을 보였지만, 지난 주 뮌헨 원정과 첼시전 활약에 대해서는 현지 기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객관적인 눈으로 박지성을 냉철하게 판단한 현지 기자들의 생각과 퍼거슨의 생각이 일치 했을 가능성 있다.
반면 텔레그라프의 마크 오그던 기자는 “퍼거슨은 오늘 확실히 공격에 수를 둔 것 같다. 아직 발목이 좋지 않은 루니를 선발로 내세우는 무리수를 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박지성의 결장은 팀 전술에 따른 선택이라는 의견을 냈다. “박지성은 열심히 뛰고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는 분명히 맞지만 공격 지향적인 선수는 아니다. 맨유는 이 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골을 터트려야 하기 때문에 퍼거슨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박지성 대신 발렌시아와 나니를 선택한 것 같다.”
퍼거슨이 공격 지향적인 전술을 위한 멤버를 구성했다는 점에는 토크스포츠의 도미네크 맥귀네스도 동의했다. 그는 “깁슨의 선발 출장이 놀랍다. 하지만 그는 A급 선수는 아니어도 어려울 때 터지는 한 방이 있는 선수라서 퍼거슨이 그것을 기대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맨체스터이브닝뉴스의 제임스 롭슨은 “박지성이 교체 멤버에도 없다는 것은 여전히 이상한 점”이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과감하게 박지성을 명단에서 제외했던 퍼거슨은 3-2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원정 다 득점 원칙에 의해 뮌헨에 4강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