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퍼거슨 감독. 스포츠동아 DB
박지성은 후반 20분 마케다와 교체 출전했지만 또 다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에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이미 알려졌던 대로 루니는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신 베르바토프와 마케다가 투 톱으로 나서 블랙번의 골문을 노렸지만 득점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일 첼시에 패하며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빨간불이 켜진 맨유는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첼시가 저조한 성적을 내주길 바라야 하는 처지였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후반 중반이 다 되도록 득점이 나오지 않자 퍼거슨 감독을 비롯한 맨유의 코칭스태프들은 모두 사이드라인에 서서 초조하게 경기를 바라보다가 대런 깁슨, 박지성, 에브라를 차례로 투입시키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블랙번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박지성은 또 한번 심판 판정에 고배를 마셨다. 페널티 라인 근처에서 상대 선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최소 프리킥이라도 주어질 수 있었던 상황. 지난 첼시 전에 이은 또 한번의 불운이었다.
경기 내내 애타게 맨유를 응원했던 팬들도 득점 없이 끝나가자 이내 고요해졌고 블랙번 팬들은 제자리에서 방방 뛰면서 좋아했다.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선수들의 표정 차이도 확연했다. 비록 득점이 나지는 않았지만 맨유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블랙선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맨유를 13년 동안 취재해온 프로페셔널이자 맨유의 오랜 팬인 DMB 스포츠의 데이비드 화이트 기자는 “한 선수에 너무 의지해 온 것이 문제였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피로와 부상 등이 겹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라며 씁쓸해 했다.
블랙번(영국) | 전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