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원로 연기자 윤정희는 “‘시’는 프랑스인들이 충분히 좋아할 예술성 있는 영화”라며 칸 영화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드카펫에 대한 흥분보다, 좋은 작품을 했다는 사실에 더 행복합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주연을 맡아 배우 데뷔 43년 만에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 원로 연기자 윤정희(66)는 “너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녀는 “레드카펫에 대한 흥분보다는 이 나이에 좋은 감독과 좋은 작품을 했다는 사실이 더 행복하고 보람있다”며 이창동 감독과의 작업에 더 의미를 두었다.
‘시’는 5월12일 개막하는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최근작 ‘시’까지 약 330편에 출연했지만, 칸 영화제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정희는 16일 스포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남편(피아니스트 백건우)이 과거 칸 오케스트리아와 협연할 때 가본 적 있지만, 영화제로는 처음이다. 당시 남편은 피아노 연습을 극장에서 했는데 역시 극장은 배우와 감독이 있어야 화려한 법이다. TV에서는 화려하기만 하던 영화제의 극장이 텅 빈 것을 보면서 영화인들의 파워를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5월 칸 영화제 출품에 이어 8월에는 프랑스에서 개봉한다. 윤정희는 “상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관객들의 반응이 중요하다”며 “프랑스 관객들이 그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시’는 프랑스인들이 충분히 좋아할 예술성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