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폴 스콜스, 왜 영웅일 수 밖에 없는가?

입력 2010-04-18 15: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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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시티 오브 맨체스터에서 열린 2009~20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서 박지성이 결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시티에 극적인 1-0 승리를 거뒀다.

짜릿한 인저리타임 결승골의 주인공은 베테랑 폴 스콜스(35)였다. 최근 맨유가 수렁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터라 의미가 더했다. 맨유는 ‘사실상의 리그 결승’으로 불린 첼시전에서 패했고 바이에른 뮌헨에 밀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도 실패하는 등 팀 분위기가 하향세였다.

이를 증명하듯 11일 블랙번전에선 득점 없이 비겼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한 방을 터뜨린 건 역시 베테랑이었다. 그는 에브라의 크로스를 받아 침착한 헤딩슛으로 맨시티의 골문을 갈랐다.

침통한 표정으로 필드를 바라보던 퍼거슨 감독과 루니를 비롯한 맨유 스태프들은 모두 얼싸안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골을 기록한 스콜스 역시 원정 서포터스에게 달려가 팬들과 희열을 나눴다.

스콜스의 이번 골은 전통적인 라이벌전에서 승리한 것 이상으로 어려웠던 팀에 한 줄기 희망을 선사한 아주 귀중한 골이었다.

사실 현지에서는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스콜스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은퇴까지 바라는 의견도 있었다. 16일 맨유가 스콜스와 계약을 1년 연장했다고 발표하자 회의적인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으며 맨유의 레전드가 된 그는 재계약 하루 만에 자신의 존재이유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퍼거슨 감독은 “올 시즌 스콜스의 플레이는 그의 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가 얼마나 축구를 즐기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예전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노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기쁜 소식은 또 있었다. 선두 첼시가 런던더비에서 토트넘에 패배, 승점차가 1점으로 줄어든 것. 맨유는 멀게만 느껴졌던 리그 우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앞으로 남은 세 경기. 맨유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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