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8∼29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한 콘서트를 여는 가수 조용필. 올해로 환갑을 맞은 그는 “나이가 드니 좋은 일을 더욱 찾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YPC프로덕션]
단일 공연 사상 국내최대 10만 관중 도전
‘나이 60,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환갑이었던 3월 조용필(사진)은 “해외에 있었다”고 했다. “나는 생일을 잘 안 찾아먹는 사람 중에 하나”라는 설명과 함께 그는 “일 때문에 외국에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여섯 번째. 남들은 한 번도 열기 힘들다는 서울 잠실 주경기장 콘서트를 올해 그는 또 연다. 그것도 5월28일과 29일 이틀씩이나. 조용필이기에 가능한 숫자이다. 나이 60세에 그는 단일 공연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10만 관중 동원에 도전한다.
16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조용필은 쉴 새 없이 5월 공연 이야기를 이어갔다. 4∼5년 전 만났을 때와 비교해 얼굴 주름은 조금 더 늘어나긴 했지만 무대에 대한 열정만은 ‘회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콘서트에 대한 그의 설명에선 30대인 기자가 되물을 정도로 낯선 단어들이 줄기차게 쏟아졌다. 공연의 시작은 3D 애니메이션이 장식할 예정인데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 것을 대비해 2안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또 무대는 주경기장 곳곳을 누비는 “무빙 스테이지로 제작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60세를 넘어서도 이렇듯 큰 무대를 장악할 수 있는 비결은 나이를 비껴간 의욕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번 공연은 의미도 남다르다.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공연 수익금 상당 부분을 기부키로 했다. 공연에 앞서 소록도에서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콘서트를 하는 그는 “60세를 넘어서니 좋은 일을 더욱 찾게 된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카랑카랑한 목소리. 무대에서 변함없는 절대 음색의 소유자지만 그는 “언젠가는 변하지 않겠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가수라면 누구나 공개적으로 다짐했을 법한 ‘죽을 때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약속을 조용필은 실제로 지키고 있다. 그러나 그는 “목소리가 변하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라고 스스로 느낄 때는 은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은퇴라는 단어에 조금은 먹먹해진 분위기. 물론 무대와 안녕이란 뜻이지, 유유자적하겠단 의미는 결코 아니었다. 조용필은 뮤지컬 제작에 대한 오랜 꿈을 드러냈다.
“하나만 해야지, 2개를 한꺼번에는 못하겠더라. (은퇴할 날이) 언젠지 모르겠지만 그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뮤지컬은 꼭 만들고 싶다.”
그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조용필은 “작업은 쭉 해왔지만 잠시 중단한 상태”라며 “때가 되면 발표할 것”이란 말로 기대감을 품게 했다. 그리운 목소리, 2010년대의 조용필 음악은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사운드? 노력하겠다. 자꾸 부담을 주시네, 허허.”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