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모따가 2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왼발의 달인’의 맞대결에서는 성남 몰리나가 모따에 완승을 거뒀다.성남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 팀의 대결은 많은 관심을 끈다. 지난 3년 간 포항이 성남의 ‘천적’으로 군림했다가 신태용 감독이 성남 지휘봉을 잡은 지난 시즌부터 관계가 완전히 역전되는 등 유독 이야깃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은 동갑내기 외국인 공격수 포항 모따(30)와 성남 몰리나의 발끝에 더 시선이 모아졌다. 모따는 2005년부터 성남에서 5시즌 간 90경기 37골 18도움을 올리며 홈 팬들에게 ‘모따 신’으로 불렸다.
그러나 작년 6월 발목 부상을 당한 뒤 고국 브라질로 돌아갔고 재활 후 올 시즌 포항에 입단했다. 성남도 ‘신’을 떠나보냈지만 별반 아쉬울 게 없었다. 모따의 등번호 11번을 그대로 이어 받은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가 팀 공격의 핵심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몰리나는 선배격인 모따 앞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1골2도움으로 팀의 3-0 완승을 이끌며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전반 6분 전광진의 크로스를 ‘우아한’ 트래핑으로 떨어뜨려 놓은 뒤 침착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었고 후반 13분에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사샤의 헤딩골을 도왔다.
반면, 모따는 팀 경기력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탓에 90분 내내 고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몰리나는 “라이벌 의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팀이 승리한 게 더 기쁘다”면서도 “팀 대결을 떠나 모따는 본 받을 게 선수다. 오늘 경기의 또 다른 MVP라 생각한다”고 겸손해 했다.
성남|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