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는 2일 일본 치바현 츠루마이 골프장(파72·648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골라내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일본투어 통산 4승째.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은퇴를 앞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뒤를 이을 확실한 여제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오초아에 이어 세계랭킹 2위인 신지애는 멕시코에서 열리는 트레스 마리아스 챔피언십의 결과에 따라 4일(한국시간)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2일 현재 오초아는 9.11포인트, 신지애는 8.76포인트로 0.35포인트 차에 불과하다.
지난겨울 체중감량 등 이전과 다른 동계훈련을 했던 신지애는 시즌 초 잠깐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차세대 골프여제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신지애는 이 대회전까지 미 LPGA와 JLPGA 투어에 7차례 출전해 준우승 1회 포함 톱10에만 6차례 들었지만 우승은 없었다.
선두에 4타차 뒤진 공동 6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애는 오랜만에 ‘파이널 퀸’의 위력을 보여줬다. 전반 9홀에서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고, 13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선두 아리무라 치에(23)를 2타차까지 바짝 추격했다. 신지애는 14번(파4)과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치에는 신지애의 추격에 스스로 허물어졌다. 14번홀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나무 숲 뒤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이 나무를 맞고 튀어나와 위기를 맞았다.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렸지만 3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내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흔들리기 시작한 치에는 16번과 17번홀에서도 연속보기를 적어내며 자멸했다. 치에는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5위까지 떨어졌다. 고가 미호(28)가 2타차 공동 2위에 올랐고 전미정(28·진로재팬)은 5언더파 211타로 단독 4위에 올랐다.
신지애의 우승으로 안선주(23·범양)와 박인비(22·SK텔레콤)에 이어 JLPGA투어 8개 대회에서 한국선수가 3승째를 올려 ‘한류 열풍’을 이어갔다.
한편 신지애는 이 대회 후 귀국해 3일 광주시에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아카데미 설립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2012년까지 총 740억원을 투입해 건립되는 골프아카데미는 초대형 연습장과
LPGA 기념관, 체력 단련실, 쇼트게임 훈련장, 스파 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