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 [스포츠동아 DB]
비가 준 사흘 휴식으로 완전충전
친정상대 4타점 화끈한 ‘V 말뚝’
25일 사직구장. 실내훈련장에서 타격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나온 롯데 홍성흔(사진)은 “휴가를 다녀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주말 비 때문에 사직 삼성전 2경기가 취소되면서 월요일까지 3일을 내리 쉰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홍성흔에게 있어 이번 3일은 ‘하늘이 준 선물’이었다. 그의 최근 5경기 성적은 19타수 3안타(0.158). 같은 팀 이대호와 수위타자 자리를 두고 싸우던 타율도 어느새 0.314(24일)까지 뚝 떨어졌다. 그는 “(강)민호보다 내 타율이 낮아졌다. 조만간 떨어진다고 말했더니 바로 뚝 떨어졌다”며 혀를 내두르고는 “초반에 야구가 너무 잘 되다보니까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 약간 흥분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해야 했는데 스스로 늘어졌다. 야구를 만만하게 봤던 게 문제였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휴가기간 동안 재충전한 홍성흔은 다시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날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4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1타점 우전적시타로 방망이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7-6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2회 1사 1·2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중월 3점 홈런을 작렬했다. 중견수 쪽 관중석에 꽂히는 125m짜리 대형아치였다. 점수는 4점차로 순식간에 벌어졌고 1회 6점을 먼저 뽑고도 역전 당한 두산은 홍성흔의 홈런 한 방에 추격의지마저 잃어버렸다.
홍성흔은 홈런 상황에 대해 “변화구(슬라이더)를 노려 치려고 했던 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하고는 “최근 힘으로 치면서 (타격)밸런스가 무너졌었는데 김무관 타격코치님과 배트로 가볍게 밀어치는 연습을 한 게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50타점을 마크하며 삼성 최형우와 함께 타점 공동 1위를 유지한 홍성흔은 “타점에 대해 신경 쓸 새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는 “3번 타자든, 6번 타자든 타순은 숫자에 불과하다. 어느 위치든 내가 할 것을 하면 된다. 주자가 있을 때 더욱 집중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사직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