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시진 감독. [스포츠동아 DB]
구단 “국가를 대표하는 일” 든든한 지원
“국가대표 코치님께 인사라도 드려야지.”
한화 한대화(50) 감독은 25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직접 3루쪽 덕아웃을 찾았다. 넥센 김시진(52·사진)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전날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투수 코치로 공식 선임됐다. 선수 시절에야 밥 먹듯이 달았던 태극마크지만, 지도자로서는 1993년 태평양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김 감독은 “약 한 달 전에 대표팀 사령탑인 KIA 조범현(50) 감독에게 ‘코치를 맡아 주실 수 있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일주일 전에 재차 전화가 와서 구단과 상의한 후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물론 결정은 쉽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은 각 구단이 마무리 훈련에 한창인 11월에 열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인 조 감독이야 규정상 대표팀을 맡아야 하지만, 현역 감독이 구단의 허락 없이 팀을 비우기는 힘들다. 게다가 김 감독은 2011 시즌이 끝나면 감독 계약이 만료된다. 그 누구보다 철저히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2008베이징올림픽이나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처럼 코칭스태프 선임 문제로 진통이 되풀이되는 것보다는 내가 맡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했다.
넥센 구단 역시 감독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마무리 훈련 기간에 감독이 ‘두집 살림’을 하는 게 달가울 리 없다. 그러나 “국가를 대표하는 일이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맡는 게 좋을 것 같다. 마무리 훈련은 이광근 수석코치가 지휘하면 된다”며 감독의 짐을 덜어 줬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