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도스키. [스포츠동아 DB]
25일 사직구장. 롯데 관계자는 덕아웃에 앉아있는 사도스키를 바라보며 “한국말에 특별히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외국인의 필수습득 한국어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얼마예요’ 정도가 아니다. 근래 히트작은 설명하기도 애매한 형과 형님의 차이를 묻는 질문이었다.
그는 이날도 유창한 발음으로 숨겨둔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오락가락하던 빗줄기가 잦아들자 “노 모어 레인(No more Rain)”이라고 하더니 이어 “비 안 와”라고 정확한 한국어로 번역까지 했다. 이때 옆에 있던 롯데 관계자가 “아이고 두(頭)야!”라고 말했더니 이를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따라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실제 사도스키는 자신의 이름을 거꾸로 한 별명 ‘키스도사’의 의미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한술 더 떠 “마음에 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용병의 첫 번째 조건은 적응력이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고 해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사도스키는 그런 면에서 100점짜리다. 최근 몰라보게 안정된 그의 투구내용도 이를 대변하고 있다.
사직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