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타터였던 두산 김선우가 달라졌다.. 스포츠동아DB
최근 왼무릎 통증 고질병 재발 불구…넥센 타선 상대로 7이닝 4K 무실점
최근 고질적인 왼쪽 무릎 통증이 재발했다. 올 시즌 캠프를 시작하며 가장 고무적인 부분이 “더 이상 아프지 않는 것”이었는데 시즌이 개막되고 경기를 뛰다보니 조금씩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선우는 로테이션에 거르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타구에 손가락을 강타 당했을 때도 “괜찮다”며 공을 잡았다. 제구력에 영향을 주는 부상이었지만 이를 앙다물고 던져 승리까지 거뒀다.
김선우가 이처럼 투혼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팀의 에이스로서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팀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11승)를 거뒀지만 “팀이 어려울 때 잘 던져주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무조건 잘 던져야한다고만 생각했고 맏형으로서 팀을 돌보지 못했다”는 후회도 내비쳤다.
올해 김선우는 달라졌다. 에이스로서 6승(3패)을 일궈냈을 뿐만 아니라 힘들 때도 내색하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며 후배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3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그 진가가 발휘됐다.
이날 그의 컨디션은 좋지 않아 보였다. 1회 첫 타자부터 풀카운트까지 가는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그러다가 안타까지 내줬다. 그러나 다음 타자에게 땅볼을 유도, 투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성공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3회에도 볼넷을 내줬지만 다시 더블플레이. 노련함에서 나오는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했다.
비록 삼진은 4개밖에 없었지만 맞혀 잡는 피칭에 주력하며 7이닝까지 소화해줬다. ‘이닝이터’가 없는 두산으로서는 김선우의 긴 이닝 무실점 투구가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
김선우는 “타자들이 초반부터 많은 점수를 내주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공을 타자들에게 돌리며 “이런 날은 더 많은 이닝을 던져줘야 후배들이 쉴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맞혀 잡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목표도 “투수 최고참으로서 많은 이닝을 던져주면서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 하나. 개인적인 성적욕심은 방어율 하나 뿐이다. “오늘 방어율이 3점대로 떨어졌는데 이를 이어 가겠다”며 활짝 웃었다.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