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청와대가 운영하는 인터넷 어린이신문 ‘푸른누리’의 어린이 기자 2명은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에 온 그에게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이대호가 처음에 “물어볼 것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자 한 어린이 기자는 “홈런과 연기 중 뭐가 더 어려워요?”라는 질문부터 꺼내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이대호가 카메오로 출연한 영화 ‘해운대’를 본 모양이었다.
이대호는 “홈런은 치고 싶다고 치는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 연기가 더 쉬운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다른 어린이는 “영화에서 술 취한 아저씨가 덕아웃 지붕 위까지 내려와 욕할 때 싸우더라”고 묻자 이대호는 하늘을 한번 쳐다보며 숨을 고르더니 “그런 아저씨들이 있는데,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셔서 영혼이 육체이탈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해 주위를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면서 “아저씨들이 술 마시고 그런 행동을 하더라도 너희들은 배우지 마라. 이젠 그런 분들 없어져야지”라며 어린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인터뷰를 하다 훈계를 듣게 된 어린이 기자들은 “예”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이대호가 한 말들을 한마디로 빼놓지 않고 깨알같이 수첩에 적어 넣는 게 아닌가. 어린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이대호도 그냥 웃어버렸다.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