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의 이글아이] 2군 투수코치의 보람

입력 2010-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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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시작된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다. 요미우리 2군이 속한 일본 이스턴리그도 각 팀들의 순위싸움이 하루하루 숨막히게 진행되고 있다. 2군도 승부에서 초연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하루 하루 이기기 위한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다. 그러나 2군의 가장 큰 임무는 역시 선수 육성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코칭스태프는 선수의 성장이 무엇보다 보람 있는 일이다.

요미우리에는 육성군으로 스카우트된 대만 선수 3명이 있다. 포지션은 3명 모두 투수다. 젊고 장래가 밝은 선수들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 3명 중에 황지룡이 육성군에서 2군선수로 등록됐다. 한국으로 치면 신고선수가 정식선수로 등록된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튼 어린 나이에 꿈을 안고 일본까지 날아와 육성군의 딱지를 떼고 정식 2군선수가 됐다는 것은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이전에 소개했듯 일본의 육성군은 등번호도 세 자릿수를 달아야 하지만, 2군 선수로 등록되면 두 자릿수로 승격하게 된다. 황지룡도 등번호 118번에서 97번으로 변경됐다. 물론 선수 스스로 훈련과 게임을 열심히 해 코칭스태프에게 인정받은 결과다.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것을 보고 공끝에 힘이 있고 장래가 밝다고 생각했는데, 국적을 떠나 코치로서 함께 열심히 땀 흘리던 선수가 정식선수가 된 사실이 기쁘기 그지없다. 그래서 나도 황지룡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황지룡은 정식 2군선수가 되면서 1000만엔의 계약금을 받고, 연봉도 240만엔에서 440만엔으로 인상됐다. 더욱 행운인 것은 번호를 바꾸고 바로 1군에 등록돼 1군경기에도 참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선수 숫자가 많은 일본에서 육성선수가 2군에 진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곳에 온 뒤 얘기를 들어보니 특히 외국인 육성선수들에겐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 시즌 초에 호시노라는 왼손투수가 2군진입과 함께 1군에서 경기를 뛴 적이 있는데, 이제 황지룡도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도 2군선수와 신고선수들이 많은 고생과 힘든 일정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목표를 정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힘들고 어렵겠지만 견디고 인내해 자신들이 뜻한 바를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송진우는?
등번호 21번을 달고 21년 동안 현역선수로 프로야구 무대를 누볐다. 전설을 남기고 이제 또다른 비상을 꿈꾸며 새로운 출발선상에 섰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에서 코치연수를 시작하며 지도자로 제2의 야구인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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