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무승부 로이스터감독 쓴소리
“모두가 루저가 되는 안 좋은 룰이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사진)이 9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무승부=패’로 간주되는 현 제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한마디로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비정상적인 규정이며 하루라도 빨리 고쳐져야할 악법이라는 얘기였다.
롯데는 전날 넥센과 연장 12회 혈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에 온 뒤 3년째 만에 처음 기록한 무승부다. 로이스터는 “이미 패한 상황에서 12회말 수비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 “어제 야구장에 온 사람들 중 선수나 팬이나 만족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모두가 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전날 목동구장을 찾은 롯데팬들은 12회초가 끝난 뒤 씁쓸한 표정으로 썰물처럼 경기장을 빠져나가버렸다. 12회말이 끝나자 남아 있던 팬들도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야구장을 떠났다.
야구는 일종의 ‘제로섬 게임’이다. 진 팀이 있으면 이긴 팀이 있어야하고, 패한 팀을 응원하던 팬의 슬픔만큼 이긴 팀을 응원하던 팬의 기쁨이 있어야 한다. 또한 8개구단 전체의 시즌 승률은 5할이 되는 게 정상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기본적으로 롯데 사령탑을 처음 맡았던 2008년처럼 ‘끝장승부’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적 특수상황을 인식해 “연장 12회에 끝내야하는 것까지는 괜찮다”고 물러서고 있다. 그러나 “무승부는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니니 0.5점을 주든지, 승리나 패배로 치지 않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해 1위 KIA와 2위 SK가 무승부 경기수 차이로 순위가 바뀌지 않았느냐”면서 “특히 시즌 말미에 순위싸움과 상관없는 팀이 12회초 득점에 실패한 뒤 12회말에 아예 경기를 포기하고 투수 보호 차원에서 야수를 마운드에 올릴 경우 순위싸움을 하는 다른 팀에게 큰 피해가 돌아간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구단끼리의 감정싸움, 팬들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프로야구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는 무승부=패배 규정이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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