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3-7 LG (잠실)
한화 덕아웃은 초조해 보였다. 0-6으로 뒤지고 있는 스코어도 스코어지만, 사상 첫 퍼펙트게임의 희생양이 될 위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는 한화가 청주 3연전을 싹쓸이했던 LG. 하지만 LG 선발 박명환의 공이 워낙 좋았다. 6회까지 단 한 타자도 출루하지 못했다. 강동우가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지 않았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몰랐다.
강동우는 전날 2-3으로 뒤진 9회초 1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치고도 어정쩡한 주루플레이로 2루에서 비명횡사해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던 장본인. 곧바로 신경현의 역전 2점홈런이 터지지 않았다면 ‘역적’이 될 뻔했다. 하지만 동료 덕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강동우가 이날은 팀을 수렁에서 구한 영웅이 됐다. 그리고 한화는 강동우의 득점에 이어 8회초 전현태가 2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결국 박명환을 끌어내렸다. 박명환의 호투에 끝까지 눌렸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킨 셈이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