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는 절뚝거리며 트레이닝코치를 향해 “뛰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트레이닝코치는 고인 피를 빼주는 응급처치를 해준 뒤 “아니야, 너는 뛸 수 있어. 타구에 맞는 게 하루 이틀 일이냐. 별 거 아니야”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KIA 입장에서는 8일 두산과의 3연전 첫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며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이용규를 뺄 수 없는 상황. 이를 너무 잘 알고 있던 트레이닝코치는 선수의 신음에도 냉정하리만큼 단호하게 “아니야. 넌 뛸 수 있다”고 연거푸 말했다.
그런 코치의 단호함에 이용규는 “자기 발이 아니라고 쉽게 얘기한다”며 투덜거렸지만 이날 선발 출장했다. 그것도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1번 타순이었다. 또한 움직임이 많은 중견수로서 고통을 참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남모를 투혼을 발휘했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