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話 나라에 코리아 신화 들려주라

입력 2010-06-1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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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그리스 핵심 매치업
[1] 박주영, 192cm 수비수 키르기아코스 뒤 노려라
[2] 박지성, 발 느린 세이타리디스 빠르게 흔들어라
[3] 이영표, 핵심 공격수 사마라스의 발 꽁꽁 묶어라

12일 오후 8시 30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만날 한국과 그리스는 모두 팀플레이에 강하다. 따라서 개개인의 승부에서 밀릴 경우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기울 수도 있다. 이 경기에서 승부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는 핵심 ‘매치업’을 소개한다.


○ 박주영 vs 키르기아코스


스트라이커 박주영(모나코)은 공격 최전선에서 그리스 중앙수비수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리버풀)와 맞붙는다.

박주영은 대표팀 최고의 ‘믿을 맨’이다.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이 얼마나 편하게 공을 잡느냐에 따라 우리 공격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주영이가 일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그리스 최고의 중앙수비수 키르기아코스도 만만치 않다. 뛰어난 신체조건(192cm, 86kg)에 강력한 힘을 무기로 대인 마크에 능하다. 거칠지만 영리한 수비로 상대 공격수를 꽁꽁 묶고 상대가 찬스를 얻을 만하면 강력한 태클로 저지한다.

공중볼에 능한 키르기아코스를 상대로 박주영에게 높은 크로스가 이어진다면 초반부터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박주영이 상대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패스를 받거나 공을 끌 경우에도 힘들어진다. 키르기아코스가 워낙 밀착 마크에 능하고 상대 공격수의 드리블 방향을 읽는 눈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르기아코스의 뒤를 노릴 경우 찬스를 얻을 수 있다. 키르기아코스는 순발력이 떨어지고 공격 가담에 이은 수비 전환 속도가 느리다. 스피드가 좋고 슈팅이 반 박자 빠른 박주영에게 좋은 침투 패스만 연결된다면 득점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 박지성 vs 세이타리디스

왼쪽 측면 공격수 박지성의 상대는 그리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유르카스 세이타리디스(파나티나이코스)이다.

박지성은 한국 공격 라인의 심장이다. 빠른 패스와 돌파로 공격의 숨통을 트고 고비 때는 득점까지 터뜨려 준다.

세이타리디스는 A매치 경험이 풍부해 세계 정상급 공격수들을 상대해도 위축되지 않는다. 최근 인터뷰에선 “박지성을 잘 안다. 만약 그와 맞붙는다면 수비에 좀 더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약점도 있다. 전성기가 지나면서 공간을 쉽게 내준다는 지적이 있다. 3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도 상대에게 수차례 편한 크로스 찬스를 허용했다. 전반 25분 두 번째 실점도 그가 공격수를 놓친 게 빌미가 됐다. 방향 전환이 느리고 순발력도 떨어진다. 박지성이 특유의 물 흐르는 듯한 움직임만 잘 살린다면 상대 오른쪽 측면을 ‘구멍’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 이영표 vs 사마라스

마지막 핵심 매치업은 이영표(알힐랄) 대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

사실 이영표의 주 포지션은 왼쪽 측면이다. 하지만 그리스 공격의 핵 사마라스가 왼쪽 측면 공격수이기 때문에 허 감독은 그리스전에 대비해 이영표를 사마라스와 맞붙는 오른쪽 측면 수비자리로 옮길 것을 고민하고 있다.

사마라스는 그리스 공격의 시작이다. 장신(192cm)임에도 드리블이 좋고 중거리 슈팅도 수준급이다. 남아공에 온 그리스 취재진도 “사마라스의 활약에 따라 한국전의 명암이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스전을 하루 앞둔 11일 훈련을 마친 뒤 이영표는 “사마라스는 예전 네덜란드 리그에서 뛸 때부터 잘 알았다”며 “스피드를 살린 드리블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일단 공을 잡을 때 쉽게 돌아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를 막기 위한 대비책은 이미 머릿속에 다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포트엘리자베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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