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외국인감독 약발 없네

입력 2010-06-1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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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팀 중 5팀 맡았지만 초반 부진
본선 앞두고 급히 데려온 탓인듯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는 6개의 아프리카 국가가 출전하고 있다. 개최국 남아공을 포함해 나이지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알제리다. 그러면 본선에 출전한 32개 나라 중 아프리카 출신 사령탑이 이끄는 나라는 몇이나 될까. 정답은 1개로 라바흐 사단 감독이 이끄는 알제리가 유일하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아프리카 팀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기대하며 검은 돌풍을 예고했지만 대회 초반 성적은 기대 이하다. 강호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에 0-1로 졌고, 카메룬은 약체로 평가받던 일본에 0-1로 패했다. 알제리도 인구 250만 명의 작은 나라인 슬로베니아에 0-1로 졌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감독과 선수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도 이유다.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은 모두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급하게 외국인 감독을 데려왔다. 코트디부아르의 스벤예란 에릭손 감독(스웨덴)은 3월에야 지휘봉을 잡았다. 족집게 강사처럼 감독을 급히 데려오다 보니 팀 장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 팀 가운데 유일하게 1승을 거둔 가나는 2008년 1월 일치감치 밀로반 라예바츠 감독(세르비아)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공교롭게도 13일 가나의 첫 승 제물이 된 팀은 라예바츠 감독의 조국인 세르비아였다.

유럽의 강팀들은 대개 자국 출신 감독을 기용하고 있지만 예외적인 나라가 잉글랜드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이끄는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다. 잉글랜드가 32개국 감독 가운데 가장 많은 990만 달러의 연봉을 주고 카펠로 감독을 영입한 것은 그가 우승 청부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주요 클럽 팀을 이끌며 13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변변한 선수 경력이 없는 감독도 2명이나 있다. 개최국 남아공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감독(브라질)은 1970년 트레이너로 월드컵에 나선 뒤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아마추어 선수 출신 온두라스의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콜롬비아) 역시 스포츠심리학과 생리학 등을 전공해 대학 교수로 강단에 서다 지도자로 변신해 월드컵 무대까지 밟게 됐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핌 베어벡 호주 감독(네덜란드)을 포함해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방인 감독은 모두 12명에 이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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