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한국을 맞아 '공격 강화 카드'를 빼들었다.
아르헨티나는 백전노장 미드필더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12일 나이지리아전에서 부상을 당해 한국과의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베론은 나이지리아전에서 가브리엘 에인세의 결승 헤딩골을 도움하며 승리에 공헌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35세인 베론은 공수를 조율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특히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의 출발점으로 역할을 담당했다.
아르헨티나의 미디어 담당관인 안드레스 베투라는 16일 "마라도나 감독이 베론의 한국전 결장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매일 베론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론은 이날까지 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봤을 때 베론이 한국과의 경기에서 출전한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전술 변화를 꾀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수비에서 호나스 구티에레스(뉴캐슬)가 빠지고 니콜라스 부르디소(AS 로마)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구티에레스는 나이지리아전에서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면서 상대에게 오른쪽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신 좌우 측면 수비는 물론 중앙 수비도 소화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부르디소를 택해 수비 라인의 안정시켰다.
반면 공격에서는 더욱 창끝을 날카롭게 다듬었다. 베론 대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를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베론이 공 배급과 경기 조율을 담당했다면 로드리게스는 측면에서 치고 올라가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더욱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베론의 결장과 로드리게스의 출전은 한국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로드리게스가 측면 미드필더로서 공격에 강하지만 베론 만큼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약하다. 특히 베론과 메시로 이어지는 아르헨티나의 첫 번째 공격 루트가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메시의 체력적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 공격수들이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유기적으로 움직였던 것도 베론의 창조적인 패스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나이리지아전에서도 베론을 자주 불러 전술 변화를 지시했다. 마라도나가 베론의 부상을 뼈아파할지 아니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지 17일 한국전에서 밝혀진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