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맞짱 뜨는 게임사들…내용봤더니

입력 2010-06-18 12: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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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태풍이 불어도 게임사들이 웃는 이유는?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 열기에 온 세상이 휩싸였다. 월드컵에 참가한 축구 스타들이 뿜어내는 화려한 몸짓에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생기는 법. 월드컵 기간에는 그 기세에 눌려 다른 문화 산업이 기를 펴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그리스 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활약을 펼쳐, 그 어느 때보다도 대중의 시선이 월드컵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어려운 여건이건만 남아공 월드컵을 맞는 게임사들의 자세는 과거와 조금 다르다. 월드컵을 피하는 행보를 보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를 이용하거나 한 발 더 나아가 정면으로 승부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 월드컵도 두렵지 않다. 게임사들 ‘정면돌파’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을 처리함에 있어 먼저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뜻의 말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런 식의 정공법을 선택해 위기를 타파하려는 게임사들의 움직임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은 한빛소프트의 FPS 온라인게임 ‘워크라이’다. 워크라이는 기존의 슈팅 게임에 롤플레잉 게임의 스킬, 육성 요소를 도입한 게임으로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스킬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한빛소프트는 월드컵 B조 예선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실시된 다음 날인 6월18일부터 워크라이의 ‘판타스틱 테스트’를 실시하는 ‘파격 행보’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서비스 시작에 맞춰 월드컵 응원 타월을 배포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하는 작전도 함께 폈다.

이러한 ‘워크라이’의 행보는 오히려 좋은 효과를 보이는 약이 됐다. '워크라이‘의 홈페이지에 월드컵 기간임에도 게임의 테스트 시작을 기대하는 게이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이 그 반증이라 하겠다.

이 밖에 월드컵을 목전에 둔 오로라게임즈가 지난 5월20일에 FPS 게임 ‘유닛’을 내놨으며, CJ인터넷이 오는 6월24일에 ‘피코 온라인’을 서비스하기로 하는 등 월드컵 기간에 맞불작전을 펴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 위기는 곧 기회다, 월드컵을 매출 향상의 장으로
월드컵이라고 해서 게임사들의 매출이 쭉쭉 떨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몇몇 게임사들은 아예 축구를 게임의 콘텐츠로 변형해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있다. 이미 시중에는 다양한 게임들이 축구를 소재로 변형되어 서비스되는 상황이다.

넥슨과 네오위즈게임즈는 각각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FPS 온라인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과 아바에 ‘축구모드’와 ‘스타디움’ 모드를 추가했다. 이들 콘텐츠는 상대 진영에 공을 넣는다는 축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살리는 대신, FPS 게임 특유의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오프사이드나 반칙 같은 요소를 배제해 게임 진행 속도를 빠르게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액션 온라인게임에서도 축구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겟앰프드의 ‘앰프드 사커’ 모드와 로스트사가의 축구 모드가 대표적이다.

‘앰프드 사커’ 모드는 최대 8명까지 한 방에 모여 5골을 먼저 넣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진행되며, 액션 콘텐츠가 아닌 축구로 승부를 가리게 했다. 로스트사가의 축구 모드는 먼저 1득점을 차지하는 진영이 해당 라운드의 승리를 차지하고, 총 3라운드에서 승리를 먼저 차지하는 팀이 최종 승자에 오르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같은 ‘축구형 진화’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신선하다” “나름 재밌다”는 느낌으로 성공적 시장 진입에 도움을 주고 있다.



* 월드컵은 우리 세상, 물 만난 축구게임들
월드컵을 맞아 시장 상황 돌파를 위해 고심 중인 여타 게임들과는 달리 환호를 보내는 게임도 있다. 바로 축구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들이다. 월드컵이 진행되면서 이들 게임들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고 있다.

피망에서 서비스 중인 축구 온라인게임 ‘FIFA 온라인 2’(이하 피파온라인2)는 월드컵 개막 2달 전인 지난 4월부터 ‘피파 월드컵 모드’를 업데이트 했다.

‘피파 월드컵 모드’는 월드컵 지역 예선에 참가했던 199개 국가대표팀 중 하나를 선택해 가상 월드컵을 체험할 수 있는 모드로, 각국 국가대표팀의 실제 유니폼과 실제 선수들의 실명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는 월드컵 시즌을 맞아 자사의 신작 웹게임 ‘판타지 풋볼 매니저’(이하 FFM)의 남아공 월드컵 버전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FFM은 가상의 팀을 만들고 실제 경기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활약을 기반으로 경기 결과를 산출하는 게임으로 축구 마니아들을 위한 요소가 많이 갖추고 있는 게임이다.

월드컵 특수를 맞아 FIFA 온라인 2와 FFM은 월드컵 특수에 따라 동시접속자가 최대 2배가량 상승하는 등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치러진 지난 17일(목)의 경우에는 재접속율이 평소에 비해 40%이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태극전사를 응원하며 웹게임을 함께 즐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방송 업체를 통한 월드컵 중계가 활성화 됨에 따라 월드컵 관람을 하면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웹게임들의 분전도 눈에 띈다. PC 시스템의 리소스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웹게임의 특성 상, 게임이 인터넷 중계를 통해 월드컵을 관람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월드컵 기간에도 웹게임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게임 업체들은 이런 웹게임 열기에 힘입어 월드컵 기간에도 신작 웹게임들을 선보이고,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온소프트는 지난 6월16일부터 자사의 신규 웹게임 무림영웅의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며 월드컵 열기에 뒤지지 않는 웹게임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무림영웅은 중국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영웅을 성장시켜 다른 게이머와 경쟁하도록 하는 웹게임으로 노예 시스템과 게이머가 원하는 시간에 자동으로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는 자동 훈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소노브이는 자사에서 개발 중인 웹게임 베르카닉스의 2차 비공개 테스트를 오는 24일부터 실시하고, 이에 참가할 테스터를 지난 14일(월)부터 모집 중이다. 또한 백호소프트는 자사의 신작 웹게임 부유천하의 안정성 테스트를 실시하고 금일(18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월드컵 경기 관람과 웹게임을 동시에 즐긴다는 한 게이머는 “지난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에서는 게임을 즐기면서도 인터넷 중계를 통해 박지성의 골 장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여유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월드컵을 응원하는 틈틈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웹게임 최고의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월드컵을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펴보면 정말 재미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는 자세 변화를 통해 게이머들은 월드컵 기간에도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한준 게임동아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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