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 앞둔 한국 - 나이지리아 사령탑

입력 2010-06-2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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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무 “평생 기억남을 명승부 펼칠 것” ▼

“우리 선수들은 지금까지 사상 첫 16강 진출을 위해 2년 반 동안 달려왔다. 종착역에서 마지막 승부를 펼쳐야 한다. 승리를 갈망하고 있고 꼭 해내겠다는 의지가 굳다. 나는 선수들을 믿는다.”

23일 오전 3시 30분 남아공 더반의 모저스마비다 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B조 마지막 경기를 앞둔 허정무 감독(사진)의 각오는 비장했다. 그는 21일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져서는 안 되는 경기다. 꼭 이겨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아르헨티나에 1-4로 대패한 뒤 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혀 목숨을 걸고 전쟁에서 이기겠다는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사자성어로 각오를 다졌던 그의 임전태세는 흔들림이 없었다. 허 감독은 더반에 입성한 뒤에도 “나이지리아 경기는 최고의 승부다.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명승부가 될 것이다.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었다.

“경기 초반 흐름을 조심해야 한다. 상대가 거칠게 나올 수 있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나올 것을 예상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허 감독은 “실점하지 않고 먼저 득점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축구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 중이다. 골이 날 경우와 안 날 경우에 대비해 골이 나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냉정하게 대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반=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라예르베크, 입 굳게 다문채 ‘배수의 진’ ▼

“상대에 따라 작전은 바뀔 수 있다. 4-4-2 포메이션을 할지 4-3-3 전술을 쓸지는 출전 선수에 따라 다르다.”

조별리그 B조에서 2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는 라르스 라예르베크 나이지리아 감독(사진)은 한국전을 앞두고 말을 아끼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사자성어로 각오를 다진 반면 그는 입도, 훈련장 문도 닫은 채 ‘배수지진(背水之陣)’을 꾸렸다. 나이지리아는 20일 오후 팀 훈련을 갑작스럽게 비공개로 바꾼 데 이어 21일 훈련도 15분만 공개했다. 훈련 이후 기자회견도 없었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그것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길 때만 유효하다. 라예르베크 감독은 17일 2차전에서 그리스에 진 뒤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리차즈베이로 이동해 3차전 준비를 시작했다. 이곳은 경기가 열리는 더반과 차로 2시간 거리다. 전력을 감추기에 적당하다.

나이지리아는 왼쪽 풀백 타예 타이워와 백업 요원 우와 에치에질레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확실하다.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도 퇴장으로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 현지 언론은 “라예르베크 감독이 한국전을 겨냥한 새로운 포메이션과 전략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라예르베크 감독은 취임 당시 “축구에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사상 첫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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