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남아공월드컵 결산② 韓축구팬 울고 웃게 만든 태극전사들의 성적표!

입력 2010-06-27 0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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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낸 태극전사들의 14일간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국내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남아프리카공화국행 비행기를 탔던 23명의 태극전사들. 어떤 선수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각인시켰고, 예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한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선수도 김영광(울산), 이운재(수원), 안정환(다롄 스더), 강민수(수원), 김동진(울산), 김형일(포항), 김보경(오이타) 등 7명이나 된다.

가장 빛을 발한 선수는 주장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과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30.가시마)였다.

박지성은 그리스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1-0으로 앞서 후반 7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세 대회 연속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박지성은 2002년 한일월드컵과 소속팀 맨유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이번 대회에 녹여 원정 16강을 이끌었다. 게다가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며 허정무 감독을 120% 만족시켰다.

이정수는 이번 대회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두 골을 폭발시켰다. 세트피스 상황에 참여해 귀중한 골을 선사했다. 그리스와의 1차전 선제골과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 1-1 동점골을 만들었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향했지만 공격력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쌍용’ 이청용(21.볼턴)과 기성용(20.셀틱)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이청용은 생애 첫 월드컵임에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과감한 돌파와 영리한 플레이로 상대 측면을 허물었다. 조별예선 세 경기와 16강전을 모두 소화한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임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기성용 역시 대표팀의 전담 프리키커로 맹활약했다. 세트피스 상황마다 정확하게 볼을 한국선수의 머리나 발에 전달하면서 장신 수비수 이정수와 두 골을 합작했다. 또 김정우(상무)와 함께 허리를 책임지며 원정 16강 주역이 됐다.

지옥과 천국을 함께 맛본 이도 있었다. 바로 ‘축구천재’ 박주영(24.AS모나코)이다. 박주영은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자책골로 참패의 빌미를 제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16강 진출 여부가 달린 나이지리아전에서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후반 4분 동점골을 뽑으면서 ‘속죄포’를 뽑았다.

국내파 중에는 김정우가 빛났다. 김정우는 미드필더로 예선 세 경기와 16강전을 모두 뛰며 경기 완급조절과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했다.

골키퍼 정성룡(성남)은 조별예선 3경기와 16강전에서 각각 5골과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실점상황에서 멋진 선방으로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무엇보다 대표팀 부동의 수문장이었던 ‘거미손’ 이운재(수원)을 제치고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 골키퍼로 기용되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아쉬움을 남긴 선수들도 있었다.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26.울산)이었다.

차두리는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물샐 틈 없는 수비를 보였지만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오범석은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만 출전했지만 상대 측면 공격수 앙헬 디마리아에게 계속 돌파를 허용하면서 많은 실점기회를 제공했다.

신예 중에서는 이승렬(20.서울)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비록 조별예선과 16강전을 합쳐 출전시간은 3분 밖에 되지 않지만 23명 최종명단에 들어 월드컵을 현장에서 경험했다는 것은 다음 월드컵 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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