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고영민 육탄방어’ 흐뭇한 김경문

입력 2010-06-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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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26일 잠실 KIA전 2-0으로 두산이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초 무사 상황. KIA 김상훈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와 2루수 사이로 날아갔다. 손시헌과 고영민이 공만 보고 뛰다가 서로를 보지 못한 채 정면충돌했다. 두산으로서는 주전내야수 두 명이 모두 다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장면2. 찰나였다. 고영민은 손시헌의 무릎에 얼굴을 가격 당해 그라운드에 나뒹굴었지만 쓰러져있는 순간에도 타구를 잡은 왼쪽글러브를 들었다. 공을 잡았다는 것을 2루심에게 알리기 위함이었다.

27일 잠실구장.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고영민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충돌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는 김경문 감독은 타격훈련을 나서는 고영민을 불렀다. 상태를 물은 뒤 “그래도 쓰러진 상황에서 공을 잡았다고 심판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더라”며 농담을 건넸다. 고영민은 “공을 잡은 건지 아닌지 느낌이 안 들어서…”라고 멋쩍게 웃으며 훈련에 돌입했다. 김 감독은 “수비 때문에 (경기에)나가고 있는데 잘 해야지”라며 단호하게 말했지만 고영민의 몸을 아끼지 않은 호수비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상 후유증을 우려해 이날 경기에 고영민 대신 오재원을 선발출장시키며 그를 아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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