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히메네스! 그대는 맞혀잡기의 달인

입력 2010-07-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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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스. 스포츠동아 DB

히메네스. 스포츠동아 DB

KIA전 삼진보다 범타 유도…10승 챙겨
6이닝 1실점 호투…다승 공동선두 ‘우뚝’
시즌 시작 전 두산 김경문 감독은 용병의 조건으로 ‘10승’을 꼽았다. 지난 몇 년간 용병난에 시달린 까닭에 “즉시전력으로 투입하기 위해 데려온 용병이라면 적어도 10승은 올려줘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히메네스를 영입했을 때도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 그저 1선발로서 제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10승은 기본이고 그 다음 승리는 덤이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히메네스는 올 시즌 김 감독의 바람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전반기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10승(3패) 고지에 안착했고,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 KIA 양현종과 함께 다승공동선두에 올랐다. 무엇보다 꾸준한 피칭 내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2007년 리오스 이후 이렇다할 용병투수가 없었던 두산으로서는 ‘제2의 리오스’ 히메네스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히메네스는 6일 잠실 KIA전에서 6이닝 4안타 1실점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1회 수비수의 실책성 플레이로 주자가 출루하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이닝을 매조지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보다는 범타를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는 경제적인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4회 1사 2루서 폭투로 주자를 진루시키고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내준 것이 ‘옥에 티’였지만 경기 내내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었다. 두산 타자들도 1회 김현수의 3점 홈런, 4회 유재웅의 2점 홈런 등을 포함해 총 7점을 뽑아내며 그의 승리를 도왔다. 히메네스는 경기 후 “팀의 연패를 끊어서 다행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동료들과도 허물없이 지내는 그다운 소감이었다. 이어 “개인적으로 단일리그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게 처음이어서 기쁘다. 앞으로 8승 정도를 더 올리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그동안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까닭에 조금 쌀쌀했던 한국날씨가 더워지면서 구속이 빨라졌고 컨디션 역시 좋아졌다는 히메네스. 그의 역투에 두산은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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