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는 뭐니 뭐니 해도 수비다. 1990년대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수비형 포수 찰스 존슨은 2할대 초반의 타율로도 빅리그에서 살아남았을 정도. 두산 양의지(오른쪽)도 그 사실을 알기에 타자와의 두뇌싸움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45타점 맹타…신인왕 후보도
두산 양의지(23)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직 시즌 중반이지만 조심스레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팀의 안방마님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의지는 19일까지 82경기에서 타율 0.287, 9홈런, 45타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주 4경기에서는 득점권에서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해결사 노릇도 했다. 그러나 양의지의 장점은 비단 방망이뿐이 아니다.
양의지를 올 시즌 안방마님으로 선택한 두산 김경문 감독은 “타격에 소질도 있지만 그것보다 투수들을 이끌고 나가려는 자세가 좋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인포수임에도 투수들에게 끌려가지 않고 공격적 리드를 할 줄 안다는 얘기였다. 스스로는 “홈런을 너무 자주 맞는다”며 문제점을 끄집어냈지만 볼배합도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경기 도중 마운드에 올라가 “형, 볼 좋아요”라고 한 마디 툭 건네며 투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느긋한 성격이 강점이다.
양의지는 주위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중이다. 몇 달 전부터는 포수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타자별 볼배합과 경기복기가 주목적이지만 잘못한 부분을 기록하며 반성하는 의미가 더 크다. 양의지는 덤덤하게 “올해 1군에서 풀 시즌 뛰면서 타자와의 싸움이라든지 체력안배라든지 여러 가지 부분을 배우고 있다. 신인왕 욕심을 내기보다는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