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계의 귀공자’ 테이가 여섯 번째 정규 음반과 함께 돌아왔다. 테이는 서른 즈음에 발표한 이번 앨범을 통해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발라드 주로 부르는 사람들’중 한명일뿐
어느덧 8년차…듣기에 편한 곡들로 채워
앞으로 계획요? 30대 시작은 군대에서!
‘발라드계의 귀공자’란 말에 그는 ‘풉’하고 소리를 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저 전 ‘발라더’지요”라고 생소한 단어로 자신을 소개한 가수 테이. ‘발라더’란 무엇이냐고 물으니 그는 “발라드 곡을 주로 부르는 사람들?”이라며 잠시 걷어냈던 미소를 다시 입가에 띠웠다.
1년 8개월 전에 정규 5집을 내놓고 그 사이 몇 차례 싱글 음반을 발표했던 그는 지난 상반기를 꼬박 바쳐 6번째 정규 음반을 들고 나왔다. 새 앨범에서 눈에 띄는 점은, 어느덧 데뷔 8년차 중고참이 된 테이가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렸다는 것. 그 역할이 주는 나름 막중한 책임을 암시하듯 앨범 제목도 테이란 이름에서 착안한 ‘태이’(太利)다.
발라드계의 아이돌이었던 그가 서른 즈음에 내놓은 새 앨범엔 어떤 ‘큰 이치’를 담아낸 것일까. 테이는 “그렇지 않아도 제목이 너무 거창했다”고 쑥스러워하면서 “이를테면 너그러워진 음악을 담은 것 같다”는 프로듀서로서 ‘기획의 변’ 같은 말을 나지막이 던졌다.
“과거의 노래가 발라드 본연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무겁게 표현됐다면, 이번엔 듣기에 편한 음악들로 채웠어요.”
새 음반의 타이틀곡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멤버 정엽과 에코 브릿지의 이종명이 함께 쓴 ‘미쳐서 너를 불러’. 앨범 전체의 분위기는 흔히 말하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풍이지만 타이틀곡은 테이표 음악의 큰 틀을 지켜가야 하기에 다소 격정적인 것을 꼽았다고 했다. 그는 “작곡자 정엽과 이종명이 “나서서 타이틀곡으로 강력 추천한 것”도 적잖은 작용을 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히트 여부란 위험부담도 작곡가들이 무릅쓴 만큼 잘 될 거라 믿는다”는 농담 섞인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군 미필자라서…”라고 쑥스럽게 말을 줄이며 “30대의 시작은 군대에서”라고 소리 내어 웃었다. 늦깎이 군 입대를 앞둔 남자라면 누구나 그렇듯 무언가 이뤄놓고 싶은 마음이 테이에게도 예외는 아닐 듯. 그는 “음악이든, 테이란 가수의 캐릭터든 잘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기고 싶은 바람은 있다”고 했다.
성시경, 이루 등 발라드에서 인기가 높은 스타들이 곧 복귀한다. 발라드 스타들의 컴백이 그동안 쓸쓸히 ‘발라더’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테이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궁금했다. 돌아오는 경쟁자란 표현에 그는 “어찌 제가 감히”라고 손사래를 치며 “빨리 돌아와서 발라드 남자 가수군의 부활을 함께 이뤘으면 좋겠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가요계의 한 축을 꽃미남 발라드 가수들이 장식했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었는데….
“(성)시경이 형도 이제 꽃미남이라는 단어에는 좀 부담감이 있을 것 같은데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