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안뛴다…이게 뭡니까? 한국축구 우롱

입력 2010-08-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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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공식훈련 도중 땀을 훔치고 있다. 그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한 국내 팬들은 졸지에 사기당한 기분이 들게 됐다.

리오넬 메시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공식훈련 도중 땀을 훔치고 있다. 그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한 국내 팬들은 졸지에 사기당한 기분이 들게 됐다.

오늘 K리그 올스타전 전격 불참선언…한국축구 우롱, 연맹 무능력 도마에
K리그 올스타와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 바르셀로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한 마디에 장내가 술렁거렸다.

그는 인터뷰 도중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출전에 관한 질문을 받자 “메시는 내일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깜짝 발언을 했다.

인터뷰실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한 켠에서 인터뷰를 듣고 있던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은 황당해하며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바르셀로나를 초청한 관계자들을 급하게 찾았다.

그 사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연맹 관계자는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한국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메시를 출전시킬 생각이 전혀 없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메시가 피곤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하루 쉬고 나면 괜찮아진다. 하지만 메시는 월드컵에서 돌아와 훈련을 딱 한 차례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몸무게도 1∼2kg 늘어나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출전한다면 부상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시를 벤치에 앉히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낸 것이다.

메시의 출전은 이번 이벤트의 하이라이트였지만, 부상 우려 때문에 무산된 것이다. 수천억원 몸값의 스타를 위험한 상황에 내몰 바르셀로나가 아니다. 결국 세계 최고의 스타를 기다려온 한국 축구팬들은 바르셀로나를 초청한 스포츠 마케팅 회사에 완벽하게 우롱당한 꼴이 됐다.

애초부터 메시 출전은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친선전의 주관사 스포츠앤스토리는 바르셀로나를 초청하는 단계에서 “스페인대표팀 소속 사비 등 몇몇 선수들이 계약서상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있다”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스포츠앤스토리 측은 “바르셀로나 이사진이 계약 당시와 바뀌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스페인 대표선수는 1명도 한국에 오지 않았다.

이후 스포츠앤스토리는 “스페인 대표선수들은 오지 못하지만 메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다니 아우베스, 가브리엘 밀리토 등 최고의 선수들이 와서 경기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메시 뿐 아니라 밀리토도 출전이 불투명하다고 과르디올라 감독이 밝힘에 따라 사실상 바르셀로나는 1군 멤버가 아닌 2군들로 K리그 팀을 상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허점투성이의 경기를 관여하고 승인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무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최강희 K리그 올스타 감독은 이 소식을 접한 뒤 “우리가 왜 이런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가. 그럼, 우리도 멤버를 다 빼야 하는 것 아니냐. 수비를 위로 올리고 경기를 해야겠다”며 허탈해했다.

기존의 경기 일정을 무리하게 바꿔가며 돈 몇 푼 벌어보려다 망신을 당한 K리그. 이제 어디에 얼굴을 내밀 수도 없게 됐다.

상암|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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