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면 양 잘이면 잘… ‘맞팔’ 후한 트위계 남본좌
펜과 소통·개그 감각 익히는데
요놈 만한게 없습니다.
트위터 하나면 먼 나라 스타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세상. 트위터는 연예인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소통의 공간이자 놀이의 마당이 됐다. 인터넷 검색창에 ‘연예인 트위터’를 치면 200여 명의 주소가 주르륵 뜰 정도로 연예인들의 트위터 활용은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
연예인 중에는 트위터에 거의 매일 등장하는 ‘슈퍼 트위터러’들도 있다. DJ.DOC의 김창렬과 박중훈이 연예인 슈퍼 트위터러(트위터 이용자) 1세대. 요즘은 2세대라 할 수 있는 개그맨 남희석이 눈에 띈다.
남희석은 ‘질’로 보나 ‘양’으로 보나 ‘스타 트윗계’의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의 멘션을 읽은 사람들이 “남희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보다 재밌다”라고 말할 정도다. 촌철살인의 멘션으로 트윗계를 평정하고 있는 남희석에게 그의 팔로어들은 ‘남본좌’라는 별호를 선사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희석을 만나 ‘트위터 라이프’에 대해 들어 보았다.
“사실 ‘글공부’ 하려고 트위터를 시작했어요. 팔로어들의 멘션을 140자 이내로 받아치는 게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개그 애드리브, 순발력 연습에도 아주 좋아요.”
가끔 팔로어들이 “도대체 잠은 언제 자느냐”고 물을 정도로 그는 24시간 내내 트위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착시현상이다. 남희석은 “그런 질문 많이 듣는데, 주로 촬영 이동 중에 차 안에서 한다”라고 했다. 사실은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좀처럼 손에서 떼지 못한다. 심지어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혀를 차는 아내에게 “나 죽으면 와이파이(Wi-Fi) 되는 곳에 묻어 달라”고 했단다.
모든 연예인 트위터 이용자들이 남희석 같지는 않다. 일부 연예인들은 팬들과의 소통보다는 주로 가까운 연예인들끼리 어울리는 데에 트위터를 이용한다. 팔로어들의 멘션에 답을 하거나 자신도 상대의 트위터에 팔로우를 하는 이른바 ‘맞팔’을 하는 일도 거의 없어 트위터러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한다. 이에 대해 남희석은 “그것도 하나의 즐기는 방식”이라고 했다.
“‘연예인은 이래야 한다’라는 기준을 정해서 강요할 수는 없죠. 답은 하나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팔’(상대의 팔로우를 취소하는 것)하세요.”
남희석은 비교적 ‘맞팔’에 후한 편이다. 하지만 나름 그가 자신의 팔로어에 ‘맞팔’하는 원칙은 있다.
“프로필을 잘 쓰셔야 합니다. 유머가 제일 중요하죠. 저도 뭔가 재미가 있어야 맞팔을 할 거 아니에요. 전 일단 제게 온 멘션은 다 읽어요.”
남희석은 끝으로 “트윗 팔로어가 없어서 고민하시는 분들께 강의해드릴 용의가 있으니까 ‘돈 있으면’ 부르라고 해주세요. 흐흐”하고는 다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