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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넘고 싶은 산 승엽형 넘어 뿌듯
이제 세계기록 8연속G 홈런 도전”“이름 지었어요. 효진, 이효진이에요.”
롯데 이대호(28)는 12일 사직 삼성전에 앞서 얼마 전 태어난 첫 조카의 이름을 지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효진은 그가 평소 알고 지내던 통도사 혜원 스님에게 받은 이름.
5연속 경기 홈런을 때린 뒤 “조카를 위해 6연속경기 홈런을 노려보겠다”고 했던 그는 11일 삼성전에서 홈런을 폭발, 조카와의 약속을 지키며 한국프로야구 연속경기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12일, 이대호는 “오늘은 아내를 위해 신기록을 노려보겠다”고 했고 그 다짐은 현실이 됐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는 그의 얼굴에는 ‘새 역사를 썼다’는 자부심이 듬뿍 묻어났다.
이대호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바꿨다. 이대호는 7회 2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안지만의 직구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을 폭발했다. 8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생애 첫 30홈런 고지를 밟은 뒤 7연속 경기 홈런. 롯데는 홈런볼을 잡은 강정복씨(41·부산진구)에게 미리 준비한 동남아 여행상품권 2매를 전달했고, 강씨에게 넘겨받은 볼은 사직구장 2층에 있는 자이언츠 박물관에 보관한다.
이대호의 연속경기홈런 신기록은 이승엽을 넘어섰다는데 적잖은 의미가 있다. 기존 한국프로야구 기록인 6연속경기 홈런(1999년 삼성 이승엽 스미스·2003년 SK 이호준)을 깨면서 그의 마음 속 경쟁 상대이자, ‘꼭 한번 넘고 싶은 산’으로 여기는 이승엽을 추월했다.
메이저리그 연속경기 홈런 기록은 8경기. 켄 그리피 주니어(시애틀·1993년), 돈 매팅리(뉴욕 양키스·1987년), 대일 롱(피츠버그·1956년)이 작성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왕정치(요미우리·1972년), 랜디 바스(한신·1983년)가 작성한 7연속경기 홈런이 기록으로 남아있다.
아내를 위해 신기록을 쏘아올린 이대호는 이제 세계 기록을 정조준한다. 시즌 36호를 기록, 7년만에 40홈런 타자 탄생 가능성을 드높인 그는 점점 더 무서운 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훨씬 공격적인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예전엔 볼 카운트 0-3에서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시원하게 휘두른다. 지난해 같으면 보고 지나갈 볼도 올해는 홈런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로이스터 감독의 평가처럼, 매년 성장하면서 올 시즌 공격 전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이대호. 그의 연속경기홈런 행진은 진행형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이제 세계기록에는 단 1개가 남아있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