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위협구 김성태 “김현수 잘 치더라”

입력 2010-08-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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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클리어링 그 후…
11일 잠실 넥센-두산전 2-2로 맞선 두산의 5회말 공격. 1사 2루에서 넥센 선발 김성태(28)가 던진 공이 두산 김현수(22)의 등 뒤로 날아갔다. 1회에 이어 몸쪽 공에 2번이나 놀란 김현수가 불만을 표시하자,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빚어졌다. 하지만 김풍기 주심이 김성태에게 경고를 줬고, 김성태 역시 김현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12일 잠실 넥센전을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은 “김성태가 승리투수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의적이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2번이나 머리 쪽으로 날아왔기 때문에 타자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었다. 뇌진탕 위험도 있고, 같이 운동하는 선수들이니까…”라며 동업자 정신을 강조했다. 김현수는 최근 경기에서 연이은 몸쪽 공으로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었다.

넥센 김시진 감독 역시 “일부러 맞힐 상황이 아니었기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반응. 양 팀 통틀어 최고참인 이숭용(40)도 “뭐 싸울 것도 아니고 좋은 모습이 아니지 않나. 진정하자고 말렸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사인 훔치기’등 빈볼이 발생할 이유는 없었다. 당사자인 김성태 역시 “몸쪽으로 바짝 붙인다는 것이 (실수로) 과도하게 나갔다”고 했다. 통상 투수들은 위협구를 던질 때 ‘머리’가 아닌 ‘허벅지’쪽을 겨냥하는 게 관행. 일단, 별 감정싸움 없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5회 김성태의 백도어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하기는 했지만, 김현수는 1회 몸쪽 공에 놀란 이후에도 깨끗한 중전안타를 만들어 내는 등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김성태는 “역시 잘 치는 타자다. 다리를 드는 타이밍이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투수의 투구모션에 따라 자기 리듬을 만들어가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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