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웃기네’13세소녀, 홍대클럽서 류시원 만난뒤

입력 2010-08-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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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웨이’와 함께 가요계에 컴백한 로티플스카이. 자신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녹아 있는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마음이다.

■ 9년만에 ‘NO WAY’로 돌아온 로티플스카이

9년간의 긴 공백기…“태양도 보기 싫었다”
홍대서 언더밴드 생활하며 음악갈증 풀어
류시원의 눈에 띄어 다시 ‘오버’로…
이젠 내 사랑…내 얘기…노래하고 싶어
2001년. 당시 13세였던 한 소녀는 ‘웃기는 소리 하네’란 냉소적인 가사의 노래를 발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녀의 이름은 하늘(본명 김하늘). 그리고 9년이 흘러 그때 소녀는 로티플스카이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최근 발표한 로티플스카이의 컴백 싱글 ‘노 웨이’ 재킷을 보면 깜찍발랄했던 어린 소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톰보이와 팜파탈을 오가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과감하게 드러낸 가슴과 탄탄한 복근이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16일 스포츠동아를 찾은 로티플스카이는 자신감 넘쳤고 당당했다. 그 당당함은 공백기의 상처를 잘 이겨낸 결과였다. 13살에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지만 “음악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또 잘 하지도 못해, 음악 하는 게 너무 미안”했던 로티플스카이는 처음 전속계약을 맺은 회사가 대형 기획사와 합병이 되자 새 회사를 포기하고 스스로 칩거에 들어갔다.

1년 반 동안은 “태양을 안 보고, TV도 안보며” 집안에서만 지냈다. 라디오의 음악만이 그의 유일한 친구였다.

“쉬는 동안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알게 됐죠. 그때 여러 음악을 많이 들은 덕에 나만의 음악을 할 수 있게 됐어요.”

3년여의 암울한 시기를 보냈던 로티플스카이는 서울 상수동, 서교동 일대의 이른바 홍대 클럽가에서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통해 음악에 대한 갈증을 분출했다. 일렉트로니카 밴드 하우스룰즈의 객원보컬을 맡았고, 밴드 매드모아젤의 보컬로 활동했다. 직접 노래도 만들었다.

그녀가 류시원을 만난 건 언더활동에 한창이던 2008년 겨울. 류시원은 로티플스카이의 음악성에 반해 음반제작을 제안했고, 마침내 9년 만에 다시 ‘오버’로 올라오게 됐다.

꼼꼼한 성격의 류시원은 음악과 스타일링, 뮤직비디오, 재킷 등 로티플스카이의 모든 것을 챙겼다. 류시원이 모든 과정에 참여해 세밀히 챙기다보니 사람들은 로티플스카이를 ‘류시원의 아바타’라고 말하기도 한다.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다 챙기시니까 처음엔 힘들었죠. 그런데 그런 세심함과 디테일이 있었기에 지금의 사장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정말 나를 아껴주시고, 애정이 깊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로티플스카이는 ‘자유’가 보장된 언더에서는 일렉트로니카를 추구했지만, 대중가수로 나선만큼 대중이 공감하는 대중음악을 해야 한다는 점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좀 무서워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오히려 너무 자신 있어서 두렵습니다. 클럽에서 인디 활동할 때는 대중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방송을 하면서 사람들이 저를 많이 알게 되고, 부담도 커지더군요. 내가 과연 올바른 길을 가는 건지, 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컴백곡 ‘노 웨이’는 일렉트로니카 기반에 힙합과 펑키의 요소를 접목시킨 강렬하고 화려한 사운드의 팝댄스 넘버다.

그녀는 앞으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든,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나의 기억, 사랑….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음악으로 말하고 싶어요. 내가 경험한 것을 말하는 것이 나도 편하고, 내가 솔직해질 수 있고, 결국엔 사람들도 제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어브노말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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