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기.
“휴식” 권유 불구 첫무대 강행…다시 병원행
배우 이준기(사진)가 뮤지컬 연습 도중 이마를 50바늘이나 꿰매는 중상을 입었다.
현재 국방홍보원 소속으로 연예사병으로 복무 중인 이준기는 21일 뮤지컬 ‘생명의 항해’ 첫 공연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하다가 조명이 모두 꺼진 상태에서 예정된 동선을 벗어나면서 무대에 설치된 배의 철 구조물 프레임에 부딪혀 이마에 부상을 당했다.
이준기는 사고 직후 구급차로 인근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2시간 동안 50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뇌 손상과 목 디스크 부분 신경에 이상이 있을 것을 우려해 CT촬영 등 검진을 받았는데, 다행히 뇌와 목 부분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병원 측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을 경우 상처가 벌어져 출혈이 일어나 부종이 생길 수 있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생명의 항해’ 주최 측인 국방부와 (사)한국뮤지컬협회 등은 뮤지컬 출연을 말렸다.
그러나 이준기는 “어렵게 참여하게 된 뜻 깊은 공연의 첫날이며, 첫 공연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대역배우에게 연기를 맡기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무대에 나섰다. 이준기의 이 같은 투혼에 힘입어 뮤지컬 ‘생명의 항해’ 첫 공연은 98%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국방부 등은 밝혔다. 이준기는 첫 공연 직후 다시 병원으로 향해 나머지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22일 오후 2시에 예정된 공연은 불참했다. 이준기는 이 공연도 무대에 서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병원측에서 머리 부상이어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혀, 휴식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뮤지컬측은 23일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고, 화요일 공연은 부상 부위의 상태를 감안해 출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뮤지컬 ‘생명의 항해’는 1950년 11월 장진호 전투와 흥남 철수작전을 배경으로 피란민을 탈출시킨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W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