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가 26일 한국프로골프투어 레이크힐스오픈에서 4년 만에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2008년부터 슬럼프가 시작됐다. 드라이버 입스가 시작되면서 성적이 나빴다. 1년 동안 예선통과를 한 번도 못했을 정도다. 2008년 Q스쿨에 나갔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2009년 시드를 따지 못했다.
지난해 Q스쿨에서 공동 17위에 올라 올해 풀시드를 확보했다.
2008년 슬럼프에 빠지면서 시즌 후 군대를 갈 생각도 했었지만, 갔다 와도 똑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바엔 경험을 더 쌓자는 마음으로 미국에 가서 네이션와이드 투어(2부 투어)에 도전했다.
10개 대회에 나가 월요일 예선을 통해 2개 대회에 출전했다.
미국에 가서도 한동안 골프를 아예 하지 않았는데 대회에 출전하면서 계속 드라이버를 치다보니 조금씩 나아졌다. 드라이버 샷이 잘 맞으면서 성적도 좋아졌다. 비슷하게 데뷔한 동료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잘해서 빨리 제 자리로 올라가고 싶다는 각오를 갖게 됐다. 내가 잘 못해서 성적이 나빠졌으니 내가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기다려왔다.
첫날 최상호 프로와 함께 경기를 했는데 끝나고 나서 ‘나한테도 지면 어떡하냐?’고 말할 정도로 성적이 나빴다. 드라이버 샷은 30야드 이상 차이가 났는데 성적은 졌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도움이 된 것 같다.
2라운드부터 성적이 좋아졌다.
미국 무대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1,2년 정도 국내에서 더 뛰고 군대에 다녀온 뒤 2~3년 정도 길게 내다보고 도전할 생각이다.
첫 우승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은 담담했다. 미국에 있을 때 김대섭 형이 3년 만에 우승하면서 엄청 우는 걸 봤다. 그때 ‘나도 다시 우승하면 눈물이 나올까’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올해 첫 번째 목표인 우승을 이뤘으니 또 우승하고 싶다.
정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G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