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직구 자신 있어도 3-3-3으로 던져라”

입력 2010-09-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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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재훈 이용찬. 스포츠동아DB

두산 정재훈 이용찬. 스포츠동아DB

마무리 출신 정재훈, 이용찬 향한 3가지 조언
마무리투수는 공 하나에 팀의 승패가 좌지우지되는 포지션이다. 1점차, 절체절명의 순간에 마운드에 올라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압박감이 적지 않다.

두산 마무리(2005∼2007) 출신 정재훈(30)도 “부담감이 많은 위치다. (이)용찬이의 고민을 이해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룸메이트이자 아끼는 후배 이용찬(22)에게 ‘마무리로서 숙지해야 할 3가지’를 조언했다.


1 볼배합 구종 늘리기 보다 완급조절
2 긴장감 세이브 상황 아닐때 더 집중
3 평정심 상황을 즐기되 냉정함 유지



○마무리도 3-3-3 볼배합은 기본!

이용찬의 주무기는 최고 153km의 직구와 136km 안팎의 슬라이더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을 때와 나쁠 때 투구 차이가 크다. 일각에서는 마무리로서 변화구(결정구)를 하나 더 장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재훈은 “구종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완급조절과 볼배합”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일본 소프트뱅크 마무리투수인 마하라 다카히로를 예로 들며 “마하라도 153km의 빠른 볼을 가졌지만 공을 10개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직구·변화구 비율이 직구3, 슬라이더3, 체인지업3이다.

용찬이가 직구에 자신이 있지만 타자가 예측하고 들어오는 볼을 던지면 아무리 공이 빨라도 맞아나가기 십상이다. 나 역시 투스트라이크 이후 상대타자가 포크볼을 생각하지만 그 순간 직구를 던지는 등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한 볼배합을 한다”고 말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더 긴장하라!



정재훈은 이용찬에게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더 집중해 던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는 “마무리투수를 1∼2년 정도 하면 세이브 상황에서의 긴장감은 익숙해진다”며 “내 경험상 긴장감 5, 자신감 5 정도를 가지고 등판했을 때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고 했다.

문제는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다. 정재훈은 “늘 1, 2점차에 등판하다가 5∼6점차에 마운드에 오르면 긴장이 풀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긴장을 안 하고 던졌다가 결과가 나쁘면 다음 등판할 때 긴장감은 7로 늘어나고 자신감은 3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늘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포수에게 세이브 상황처럼 볼배합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마무리로서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실패했다고 기죽지 말고, 잘 했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길!

정재훈은 마지막으로 이용찬에게 ‘평정심’을 주문했다. 상황을 즐기되,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주위에서 인정을 받는 마무리로 성장했다”며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는 “마무리는 너무 잘 돼도 긴장이 풀려서 안 되고, 너무 안 돼도 팀 승패에 영향을 미치니 안 된다. 꾸준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항상 5 대 5로 긴장감과 자신감을 유지하는 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1∼2년 경험을 더 쌓으면 더욱 훌륭한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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