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1개·버디 6개…5언더파 2위
13번홀서 보기 없었다면 공동선두
“한라운드 3개 기본…아쉬움 없다”“보기 하나에 열 받지 마세요.”
명품 샷으로 다시 돌아온 최경주(40·신한금융그룹)가 1년 만에 출전한 신한동해오픈 첫날 선두권에 올랐다.
최경주는 30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남코스(파72·7660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1개, 버디 6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선두에 1타 뒤진 2위다. 13번홀(파4) 보기가 아쉬웠다. 이 홀에서의 보기가 아니었더라면 공동 선두로 끝낼 수 있었다.
158야드를 남겨두고 7번 아이언으로 높게 띄워 공략한 볼이 그린 앞 에이프런 지역에 떨어졌다. 세 번째 샷이 홀을 살짝 돌아 나와 2m 정도 파 퍼트를 남겨 뒀다. 그러나 이마저도 오른쪽으로 흘러가 첫 보기를 적어냈다.
“먼저 퍼트한 류현우의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는 것을 봤지만 ‘밀어 쳤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홀 왼쪽을 보고 그대로 쳤는데 역시 같이 밀려났다. 골프란 그런 것 같다. 분명 봤는데도 그렇게 치지 못했다.”
아쉽게 느껴졌을 것 같았지만 최경주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늘 4∼5피트 거리의 퍼트는 몇 개씩 빠졌는데 오늘은 1개 밖에 빠지지 않았다. 코스가 아무리 어려워도 한 라운드에서 4∼5개의 버디는 나온다. 반대로 보기도 3개까지는 인정한다. 3개까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더블파도 치고 다녔는데 보기 하나는 별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기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보기 9개만 쳐도 싱글이다. 그런데 보기 하나 했다고 열 받아서 다음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고 트리플보기를 하면 스코어만 망가진다. 1m에 붙였다고 해서 버디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그런 상황(보기)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최경주는 조언했다.
이날 경기는 골프장에 짙은 안개가 끼어 예정시간보다 2시간 늦게 시작됐다.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었지만 최경주는 침착하게 첫 날을 마무리했다.
“작년 기억에 첫날 안개 때문에 4시간 기다렸던 것 같은데, 그때를 생각해보니 리듬감이 많이 깨졌다. 오늘은 어떻게 해서든 리듬을 유지하자고 생각했다. ‘(함께 플레이하는)카브레라가 멀리 치더라도 내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경기에 나섰다.”
리듬감은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멘탈 중 하나다. 흐름이 깨지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 사흘 전 귀국해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관록으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 이름값을 해냈다.
이날 그를 따라나선 갤러리들은 18홀 내내 굿 샷을 외치며 환호했다.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