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삼성라이온즈 대 두산베어스 1차전 경기가 7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이현승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기 전 두산 투수들이 삼성 덕아웃 근처에서 몸을 풀었다.
이미 훈련을 마친 삼성 선수 일부는 덕아웃 앞에 나와 두산 투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더니 모처럼 만난 반가움에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이현승(사진)이 앞으로 다가오자 삼성 선수들은 “2차전?”이라며 고함을 쳤다. 이현승은 캐치볼을 하던 도중 웃으며 “맞아”라며 알 듯 모를 듯한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러자 장원삼이 나섰다. “2차전 선발?”이라며 재차 물었지만 역시 “2차전 나온다니까”라는 시원찮은 대답만 들었다.
그러자 장원삼은 엉뚱하게 이현승 글러브를 물고 늘어졌다. “야, 임마! 글러브가 그게 뭐꼬. 이봐라, 완전 핑크빛 아이가.”
삼성 선수들은 일제히 이현승을 향해 야유를 퍼부은 뒤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나 이현승은 창피한 기색은커녕 아예 삼성 덕아웃 앞까지 와서 엉덩이춤을 추더니 “이번 포스트시즌 앞두고 특별 제작한 글러브”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삼성 선수들의 반격이 예상되는 순간, 이현승은 한마디 날리고는 줄행랑을 쳤다. “준플레이오프 때 못 봤어? 중간계투로 2번밖에 안 나와서 다들 몰라봤나?”
경기에 들어가면 전쟁터인 포스트시즌. 그러나 경기 전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