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게 이렇지요
연장 11회 혈투 끝에 9-8 두산 승리로 끝난 3차전. 4시간 58분에 걸친 피 말리는 접전이어서인지 4차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에 대한 복기가 많이 이뤄졌다.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주요 순간을 되새겨본다.-두산 민병헌은 6-6 동점이던 8회 무사 1루에서 이원석 대신 대주자로 나섰다가 투수 안지만의 견제로 아웃됐다.
“초구부터 뛰려고 했다. 그런데 첫 번째 시도할 때 그라운드 흙에 미끄러졌다. 두 번째는 스타트를 끊지 않았지만 삐끗했다. 세 번째 뛰려고 했을 때는, 원래 하던대로 했으면 살았을텐데 자꾸 뛰려고 하니까 마음이 급했다. 프로 5년차인데 다리가 떨려서 몸이 빨리 안 움직여지더라. 견제사 후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인 야구장이 참 조용하게 느껴졌다.”(민병헌)
-삼성 안지만은 9회말 1사 2·3루에서 두산 임재철 타석 때 볼넷을 허용했다. 만루작전이 필요한 시점이고, 사실상 승부할 의사가 없어보였는데 왜 고의 4구를 주지 않았을까.
“일어서서 아예 확실히 빼는 방법도 있지만, 유인구로 승부하는 게 낫다고 봤다. 걸리면 좋고 아니면 그대로 거르면 되는 것이다. 타구가 빗맞아서 3루 주자가 들어오는 경우도 생각했지만 이럴 경우 투수 구위나 타자의 성향, 평소 타구구질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선동열 감독)
-삼성 선동열 감독은 고졸 2년차 투수 정인욱을 11회 끝까지 밀어붙였고, 결국 패착이 됐는데.
“연장 10회에 한 타자라도 나가면 곧바로 내가 등판하는 걸로 예정돼 있었지만 삼자범퇴로 끝이 났다.”(차우찬), “11회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안타를 맞은 뒤 나도 바뀔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인이 나지 않았다.”(정인욱)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