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 앞 포장마차부터 각종 야외무대까지 스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미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매일 밤마다 곧 개봉할 새로운 한국 영화가 공개돼 영화 관계자들과 팬들을 설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번 부산영화제에서는 영화계에서 ‘빅3’로 불리는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의 대형 배급사들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개봉할 한국영화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8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의 밤’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한국영화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배급사 가운데 가장 과감한 투자를 선언한 롯데는 하반기부터 ‘심야의 FM’, ‘쩨쩨한 로맨스’, ‘심장이 뛴다’, ‘만추’(사진)를 차례로 개봉합니다.
내년 라인업은 더 화려합니다.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을 비롯해 ‘아이들’, ‘체포왕’, ‘서부전선 이상 없다’, ‘위험한 상견례’, ‘파파’ 등 10여 편의 한국영화는 물론 외국영화 9편에도 투자·배급을 결정했습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대작 중심’의 라인업을 공개해 왕좌를 지키겠다고 나섰죠. 9일 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CJ의 밤’에서 내년 100억원이 투입되는 3D영화 ‘칠광구’, 강제규 감독이 준비 중인 300억 대작 ‘마이웨이’, 송강호 주연의 ‘푸른 소금’,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를 공개했습니다. 스타 감독들의 신작을 거의 싹쓸이한 엄청난 라인업입니다. ‘디 워’로 800만 관객을 동원한 CJ는 심형래 감독의 차기작인 ‘라스트 갓 파더’도 배급을 맡았습니다.
요즘 영화 팬들이 주목하는 한국 영화의 ‘젊은 피’ 나홍진, 장훈 감독의 신작은 10일 밤 웨스틴조선비치호텔에서 열린 ‘쇼박스의 밤’에서 공개됐습니다. 1년 여 동안 중국으로 오가며 찍은 나홍진 감독의 ‘황해’와 한국전쟁을 다룬 장훈 감독의 ‘고지전’은 내년 쇼박스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화제작이죠. 쇼박스는 이들 감독 작품을 비롯해 ‘적과의 동침’, ‘모비딕’, ‘의뢰인’, ‘미스터고’ 등을 차례로 선보입니다. 이밖에 유하 감독은 연쇄살인을 다룬 ‘질풍’을, 이재용 감독은 재벌가와 결혼한 여자의 이야기인 ‘폴링 인 러브’, ‘타짜’의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을 차기작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내년 스크린은 한층 다채로운 영화들로 채워질 것 같습니다.
해운대(부산)|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