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서울 마포구 성산동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 대한민국과 일본 친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의 윤빛가람이 일본의 호소가이 하지메와 볼을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12일 저녁 서울 마포구 성산동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국가대표팀 대한민국과 일본 친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의 윤빛가람이 일본의 호소가이 하지메와 볼을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파트너 신형민 수비에 치중…패스 기회 적어
스리백 조용형 ‘혼다 밀착마크 전술’ 아쉬움
후반 기성용 투입 분위기 반전…주도권 잡아
오늘 경기가 벌어진 장소는 우리 안방이었다. 더구나 상대는 일본이다. 일본 선수들이 기술이 좋고 일본 축구가 남아공월드컵부터 최근까지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선수들도 기량 면에서 전혀 뒤질 게 없다.

좀 더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상대를 몰아칠 수 있는 데도 전체적으로 주도권을 넘겨준 듯한 경기라 일단 아쉬움이 남는다.

전반부터 상세히 파헤쳐보자. 전반은 한 마디로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경기였다.

스리백의 중앙에 위치한 조용형이 앞으로 전진해서 상대 혼다 게이스케를 집중 마크한다는 게 조광래 감독의 의도였지만 전반만 보면 실패에 가깝다. 전반에 혼다 게이스케에게 허용한 슛만 3개나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에도 다소 문제점이 보였다.

신형민을 선발 출전시켰는데 일본의 2명 수비형 미드필더 엔도 야스히토와 하세베 마코토와의 대결에서 열세였다. 상대에게 짧게 주고받는 원 투 패스를 계속 허용했고 볼이 한국 문전 앞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신형민이 수비에 치중하면서 파트너 윤빛가람은 중원에서 외톨이가 돼 버렸다. 윤빛가람이 볼 배급을 제대로 해 주지 못하니 이청용과 박주영의 공격도 활기가 없었다. 박주영과 윤빛가람이 전반에 볼을 받은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라. 일단 공격수들에게 볼이 와야 돌파를 시도하든 패스를 연결하든 할 것 아닌가.

후반에 신형민 대신 기성용이 투입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우리가 공격 지향적으로 변하면서 주도권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선수 한 명 교체함으로서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적해야 할 부분도 있다. 조용형이 여전히 혼다 게이스케를 맨투맨으로 마크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다. 상대를 우리가 끌고 갈 것이냐 상대에게 끌려 다닐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다.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조광래 감독이 부임한 뒤 A매치를 세 차례 치렀다.

대표팀은 K리그 팀과 다르다. 해당 포지션에서 가장 능력 있고 우수한 선수들을 뽑아서 활용하는 게 바로 대표팀 감독의 역할이다.

이제는 실험을 할 단계가 아니다.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때가 됐다. 스리백도 좋고 포백도 좋다. 그건 조 감독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어떤 전술이든 확실한 선택으로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현대 축구 흐름에 걸맞는 플레이를 기대한다.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사진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