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어, 한번만 알려줄 거야”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28일 사직구장에서 류중일 코치(맨 앞 배트 쥔 이)의 지도 아래 수비 훈련 지시를 받고 있다. 선수들이 ‘하겠다’는 의지로 충만해 대표팀은 기세충천 모드다. 사직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윤곽 드러내는 베스트 라인업
이종욱·정근우 테이블 세터 유력김현수·이용규 두개 포지션 훈련
조동찬 2·3루 멀티 백업맨 대기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의 베스트라인업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조범현 (KIA) 감독은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강도높은 훈련을 지휘하며 주전과 백업 선수들 활용방안을 여러 각도로 고심 중이다.
○코칭스태프가 밝힌 베스트라인업
게임을 풀어갈 테이블세터로는 1번 이종욱(중견수·두산)과 2번 정근우(2루수·SK)가 유력하다. 두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을 통해 2차례나 호흡을 맞춘 콤비다. 이용규도 1번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우선 순위로 이종욱이 거론되고 있다.
3번에는 추신수(클리블랜드·우익수)가 붙박이로 선발 출장한다. 호타준족에 송구까지 빼어나 소속팀에서도 3번 우익수로 맹활약했다. 4번과 5번에는 김태균(1루수·지바롯데)과 이대호(지명타자·롯데)가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단, 둘의 타순은 각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조정될 여지가 있다.
6번은 김현수(좌익수·두산)가 맡는다. 컨택 능력과 펀치력이 좋아 클린업트리오와 더불어 타점을 올리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하위타선으로는 3루수 최정(SK), 포수 박경완(SK), 유격수 손시헌(두산)이 나란히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김현수, 이용규 겸업 수비훈련 중
프로야구 감독들의 말버릇 중 하나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 하루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 감독도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매일 체크하고 중복 포지션 훈련을 시키며 다양한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김현수는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좌익수와 더불어 1루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아직 발목이 완쾌되지 않은 이대호가 최악의 경우 빠지게 되면 김태균을 지명타자에 배치하고 김현수를 1루에 넣을 수도 있다. 김현수가 빠진 좌익수 자리에는 이용규(KIA)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소속팀에서 중견수를 보는 이용규에게 조 감독은 중견수와 더불어 좌익수 연습도 시키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주전만큼 중요한 것이 백업이다. 극적으로 62명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태극마크까지 단 조동찬(3루수·삼성)은 2루와 3루 연습을 소화하고 있다. 3루에는 최정이, 2루에는 정근우가 버티고 있지만 언제든지 교체 투입돼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로 활용가치가 높다. 유격수 백업으로는 강정호(넥센)가 있고, 외야수비의 달인 김강민(SK)도 이종욱과 이용규의 뒤를 받쳐줄 대표팀의 또다른 무기다. 국가대표 출신 강민호는 “홍콩과 파키스타전을 준비하겠다”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은 박경완을 대신해 언제든지 출격할 가능성이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