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신승훈 “나는 30점짜리 인생!”

입력 2010-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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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서 한 주기가 끝났을 뿐이다.”
1일 데뷔 20주년 기념앨범 ‘신승훈 베스트 컬렉션&트리뷰트’를 발표한 신승훈이 의외로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자신의 히트곡을 부르는 신승훈.

■ 20주년 기념앨범 ‘신승훈 베스트 컬렉션&트리뷰트’로 돌아온 발라드 황제

가수로 잘 살아왔지만…인간 신승훈, 스스로에 미안해
20주년? 한 주기가 끝났을 뿐…새로운 색깔 지켜보라
“20년을 맞은 소감? 이제 한 주기가 지났다고 생각한다.”

가수 신승훈이 데뷔 20주년 기념앨범 ‘신승훈 베스트 컬렉션&트리뷰트’를 1일 발표했다. 11월 1일은 그가 음악인생의 멘토로 여기는 고 유재하, 김현식의 기일이자 가수 데뷔일이다. 신승훈의 이번 앨범은 1곡의 신곡, 자신이 그동안 발표한 12곡의 히트곡, 클래지콰이 정엽 다비치 등 후배들이 부른 7곡 등 모두 20곡이 두 장의 CD에 나눠 담겼다.

“20년간 발표했던 노래를 한 달 동안 다시 불렀는데, 많은 것을 느꼈다. ‘그 후로 오랫동안’을 가장 잘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뿐’을 제일 잘 부른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사랑’ 가사는 스물 다섯의 나이에 썼는데, 그때 내가 사랑에 관해 무엇을 알고 불렀을까 싶다. 지난 20년간 수천, 수만 번 연습을 끝내고, ‘그 노랜 이렇게 불렀어야 했다’는 마음으로 부른 앨범이다.”

신승훈은 1991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한 후 20년 동안 약 1700만장의 음반 판매량, 연속 7장의 밀리언셀러 음반 기록, 최단기간 1500만장 판매, ‘보이지 않은 사랑’으로 14주 연속 지상파 음악방송 1위, 10년 동안 가장 1위를 많이 한 노래의 작곡가 등 숱한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런 인기의 다른 측면에서는 독특한 음색과 특유의 슬픈 감수성으로 인해 ‘신곡이 나와도 신승훈스럽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음악이 한결같다’, ‘안주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걸 잘 안다. 가수라면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젠 ‘신승훈’하면 딱 떠올리는 색깔이 있지 않느냐. 내 음악에 대한 비판을 참을 수 있었던 것도 내 ‘색깔’에 대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20년간 몇 차례 고비도 있었다. 데뷔하면서 품었던 ‘1억원을 벌자’ ‘1위 하자’는 목표를 차례로 달성하면서 그 스스로 말하듯 매너리즘에 빠졌다. 4집과 5집 사이의 3개월 간은 아예 음악을 떠나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음악에 대한 새로운 동기 부여를 위해 시도한 것이 2004년 일본진출이다. 2008년 시작한 실험음악 시리즈 ‘스리 웨이브스 오브 언익스펙티드 트위스트’도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도한 작업이다. 지난 20년을 “가수로서 한 주기가 끝났을 뿐”이라고 표현한 신승훈은 다시 맞는 새 주기엔 또 새로운 색깔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이미 그는 이를 위한 변화를 시작했다. 20년간 다른 가수에게 곡을 주지 않았고, CF출연도 하지 않았던 고집을 접기로했다. 다른 가수에게 곡을 주는 것은 물론 직접 신인도 키워볼 계획이다. 아울러 CF도 제안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다.

“가수 신승훈으로는 잘 살아왔다 생각하지만, 인간 신승훈은 30점짜리다. 스스로에게 미안해하고 있다. 인간 신승훈도 배려하는 가수 신승훈이 되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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