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터넬 코치(좌) / 볼코치(우) [스포츠동아 DB]
호주출신 볼-코터렐 코치, 이색 장외전
30년간의 우정. 하지만 양보는 없다. 박태환(21·단국대)과 장린·쑨양(이상 중국)의 대결은 세계최고 지도자 간의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다.12일 광저우 아오티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각국 수영대표팀의 오전 훈련. 박태환을 지도하는 마이클 볼 코치는 중국선수들 사이에 있던 데니스 코터렐(호주) 코치와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둘은 수영 강국 호주의 대표적인 지도자들이다.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영연방경기대회에서는 함께 호주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다.
볼 코치는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스테파니 라이스 등 세계정상의 선수들을 키워냈다. 코터렐 코치 역시 호주의 수영 영웅 그랜트 해켓의 옛 스승으로 족적을 남겼다. 이후 2007년부터 장린을 지도했고,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쑨양까지 맡았다.
클럽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호주의 수영에서 각 유명 클럽 간의 경쟁은 대단하다. 볼 코치는 브리즈번에서, 코터렐 코치는 골드코스트에서 선수들을 조련한다. 둘의 라이벌 관계는 볼 코치가 박태환을 지도하면서 아시안게임으로 옮겨 붙었다. 12일 훈련에서 두 코치의 모습은 다소 대조적이었다.
단정한 헤어스타일의 볼. 그리고 장발의 코터렐. 볼이 통역을 통해 차분하게 박태환을 지도하는 반면, 코터렐은 쑨양에게 큰 몸짓으로 팔을 휘젓는 동작을 선보이며 열정적으로 영법을 설명했다. 볼 코치는 “내가 코터렐과 알고 지낸 지는 30년이 됐다. 우리는 좋은 친구다. 특별한 감정은 없다. 하지만 경기는 경기”라며 멋진 승부를 다짐했다.
광저우(중국)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